믿었던 3차 접종, 우리나라도 오미크론에 결국...

입력 2021.12.20 10:52수정 2021.12.20 10:54
믿었던 3차 접종, 우리나라도 오미크론에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모형도. © 뉴스1 DB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대신 독성은 약할 것으로 여겼던 오미크론 변이의 파괴력에 전 세계가 놀라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19일 3차 접종까지 했는데도 오미크론에 감염된 확진자가 처음으로 4명이나 확인됐고 영국에서는 최근 며칠 새 하루 7명까지 사망자가 증가했다.

20일 국내의 오미크론 확진자는 한명도 추가되지 않아 기존의 178명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날(19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 중 3차접종(추가접종)을 하고도 4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 중 2명은 영국과 미국에서 들어온 입국자로 얀센으로 추가접종(얀센은 2차 접종을 3차로 간주)을 받았고 나머지 2명은 이란 입국자가 원인이 된 확진자로, 전남에서 신고됐다. 전남 신고자 중 1명은 아스트라제네카, 1명은 화이자로 추가접종했다. 3명 다 항체가 형성될 충분한 시간이 지난 상태였지만 화이자 접종자는 이달 9일 추가접종을 받았지만 3일 만인 12일 확진됐다. 방역 당국은 4명 모두 경증 상태라고 밝혔다.

오미크론 추가접종 감염자는 우리보다 앞서 세계 각국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3차 접종까지 마친 독일인들이 접종 2개월 만에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 2차 접종을 가장 빨리 마치고 3차 접종을 실시한 이스라엘에서는 의사들이 오미크론에 돌파감염됐다.

영국은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8만288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7만8610명, 16일에는 8만8376명을 기록한 뒤 17일과 18일에는 각각 9만3045명, 9만418명으로 며칠새 순식간에 9만명대로 급증했다. 이날까지 일주일 간 신규 확진자 수는 전주와 비교해 51.9% 증가했다.






한편 19일 기준 오미크론 새 변이 확진건수는 1만2133건이 추가돼 누적 확진 사례는 총 3만7101건으로 늘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감염은 런던 신규 확진 사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오미크론 변이 비중이 높아지자 영국의 오미크론으로 인한 일일 사망자도 지난 14일 1명이었다가 17일에는 7명으로 늘어났다. 하루 100명대의 사망자 중 아직은 비중이 작지만 급속히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미크론을 제일 먼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최근 연일 1만명대~2만명대 확진자에, 사망자는 30명~50명대를 보고하고 있다. 지난 12일 남아공은 3만7000명대 확진자를 기록했다. 지난 여름 델타변이에 의한 유행 때보다 확진자 수는 많거나 비슷하다. 하지만 당시 사망자 일일 500~600명대에 비하면 최근 사망자는 대폭 줄어든 셈이다.

현재 남아공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이라 사망자 대부분이 오미크론에 의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확진자 규모는 비슷하거나 간혹 더 많은데 사망자는 10%로 줄어든 셈인데, 다만 이것으로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약하다는 추정은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은 4차례의 코로나19 재유행을 겪으며 이번 4차 전까지는 매번 일일 수백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현재 사망자가 적은 것은 오미크론이 순해서라기 보다는 위험 요인이 많은 환자들의 수가 이미 줄어서일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여러 차례 유행이 누적되어 각국마다 분석에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지면서 오미크론의 정체를 밝히는 것은 점점 쉽지 않아지고 있다. 당초 세계 방역 기관과 국내 전문가들은 2주일 정도면 오미크론의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여전히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자 변이가 많아 감염과 재감염 위험이 높다는 수준의 발견에서 머물고 있다.


WHO는 지난 18일 기준 전세계 89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견됐으며 해당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1.5일~3일 당 2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는 현재 보고되는 오미크론의 지역감염 속도는 기존 델타 변이 보다 훨씬 빠르다면서도 "여전히 이 변이 바이러스가 면역을 회피하는지를 확신하기에는 아직 자료가 부족하며 중증 질환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WHO는 지난 15일 코로나19 주간 보고서에서도 "우리가 얻은 예비 증거에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백신 효과가 감소하고 재감염 위험이 증가할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면서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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