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중인 싱글맘과 저는…" 선거판 발칵 뒤집은 기혼男 후보의 망언

입력 2025.04.10 04:00수정 2025.04.10 08:29
"난 기혼자이며 단지 농담이었을 뿐"
선관위, 후보 자격 박탈 검토 중
"생리 중인 싱글맘과 저는…" 선거판 발칵 뒤집은 기혼男 후보의 망언
필리핀 파시그시 국회의원 후보 크리스찬 시아. 페이스북

[파이낸셜뉴스] 필리핀 선거 캠페인 중 여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국회의원 후보가 반발에 부딪혀 자격이 박탈될 위기에 놓였다.

10일 필리핀 온라인 매체인 인콰이어닷넷 등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시아 후보는 지난 3일 파시그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아직 생리 중인 외로운 싱글맘이 있다면,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아직 생리 중이라면, 저는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겠다”라고 발언했다.

시아 후보는 필리핀 명문대 출신의 변호사이자 회계사로 다음 달 있을 중간선거에서 파시그시 국회의원직에 출마했다.

해당 발언을 담은 영상이 현지 시민들 사이에서 일파만파 퍼지며 논란을 일으키자, 시아 후보는 이후 자신이 기혼자이며 단지 농담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 발언이 청중의 지루함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시아 후보는 당시 이 농담에 대해 청중이 웃었지만 교묘하게 편집된 영상을 정적들이 온라인에 게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농담’으로 포장된 이 발언이 후보 자격 박탈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그러면서 지난 7일까지 시아 후보에게 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행동을 금지하는 규정에 따라 제재받거나 후보 명단에서 제외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필리핀 선관위 결의안에 따르면, 선거 유세 기간 중 여성 비하 발언 및 성적 농담을 포함하는 ‘성적인 괴롭힘’은 선거법 위반 사유다. 선관위는 이번 사건이 선거 유세 과정에서 여성 혐오적 발언을 규제하기 위한 ‘시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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