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부산에서 집단 발병한 'A형 간염' 환자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부산시와 보건당국 등은 정확한 발병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부산시는 2일 오전 11시 기준 부산의 한 음식점을 이용한 시민들 중 A형 간염에 걸린 시민이 총 73명이라고 밝혔다. 이중 2명은 울산과 대전에 거주하는 시민이다. 전날보다 2명이 또 늘었다.
앞서 지난달 24일 시는 6월 중순부터 7월초 사이에 같은 음식점을 이용한 시민 19명이 A형 간염에 걸렸다고 발표했다. 이후 열흘 사이 감염 환자수가 3배 이상 급증한 데에는 A형 간염의 잠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형 간염의 경우 잠복기가 2주에서 4주다. 이 때문에 부산시도 이달말까지 감염 환자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원인과 감염경로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와 보건당국은 이 식당에서 손님들에게 제공한 '중국산 조개젓갈'을 발병 원인으로 추정했지만, 7월초 이 음식점에서 사용한 조개젓갈은 이미 폐기돼 수거에 실패했다.
식당의 다른 젓갈류와 김치, 칼, 도마 등을 수거해 검사를 진행했지만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최근 중국산 조개젓갈에서 A형 간염이 발견됐다는 타 시·도 사례를 보고 폐기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며 "폐기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이 음식점을 이용한 시민들이 음식점에 항의 표시를 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부산시와 보건당국은 이 중국산 조개젓갈을 제조한 공장이 있는 지역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조개젓갈을 수거해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서 원인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시 관계자는 "해당 음식점에서 제공한 조개젓갈이 감염원인이라는 의심은 강력히 들지만,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재차 이 조개젓갈에 대한 바이러스 검출 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해당 식당의 카드이용 내역 등을 파악해 이용객에 대한 A형 간염 검사와 섭취력 분석 등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늘어가는 발병환자 수에 반해 구체적인 발병 원인과 감염경로 확인이 지체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현재 해당 음식점은 자체적으로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상호명은 개인정보보호법상 공개하는 게 쉽지 않고, 공개하더라도 공익과 업주가 입을 피해 중 어느 쪽을 우선해야 할 지 판단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