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누구나 올 수 있는 정신질환…'정신병동' 편견 사라져" ①

입력 2023.11.10 15:03수정 2023.11.10 15:03
박보영 "누구나 올 수 있는 정신질환…'정신병동' 편견 사라져" [N인터뷰]①
배우 박보영 /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제공


박보영 "누구나 올 수 있는 정신질환…'정신병동' 편견 사라져" [N인터뷰]①
배우 박보영 /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박보영이 '정신병동' 드라마를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극본 이남규 등/연출 이재규/이하 '정신병동')에서 주인공 정다은을 연기한 박보영은 10일 서울 삼청동에서 뉴스1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 분)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입체적인 캐릭터와 정신질환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 속에서, 웃음과 위로를 통해 정신병동에 대한 편견을 따스한 온기로 녹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박보영은 다정하고 밝은 성격으로 환자들을 보살피는 정신병동 간호사 다은을 연기했다. 그는 따스한 면모가 강조되는 다은으로 시작해 환자들과 함께 마음의 아픔을 함께 겪으며 큰 진폭의 감정을 표현했다. 박보영은 힐링 장르의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면서, 기존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더 다채로운 캐릭터로 관객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

- 작품이 공개됐다. 어떤 반응을 듣고 있나.

▶기존에는 잘 봤다는 그런 짧은 문자가 대부분이었는데 주변에서 거의 장문의 문자를 많이 보내주시더라. 어느 에피소드가 좋았는지, 주변에 말하지 못한 아픔이 많구나 생각을 할 정도로 주변의 반응이 남달랐던 것 같다. 배우분들뿐만 아니라 일반 친구들도 그런 연락을 많이 주셨다.

-이 작품은 어떤 끌림이 있었나.

▶필모그래피에 힐링 장르의 작품은 없어서 꼭 해보고 싶었다. 마침 감사하게도 이 드라마를 만났고 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보실 때 위로와 공감을 받을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서완의 내용이 나오는 대본을 보다가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덮었다. 서완이 계단을 올라가는 장면에서 덮고 또 덮고 그랬다. 그게 너무 힘들었다. 막상 대본 말고 영상으로 봤을 때는 5부 워킹맘 에피소드가 나와 거리가 있는 에피소드라고 생각했는데 그 워킹맘 뿐만 아니라 너무 열심히 살고 있는 분들에게 해주는 말이더라. 생각보다 그 에피소드에서 많이 울었다.

-공감한 사례가 있다면.

▶나도 다은이와 비슷한 점이 있어서 다은이의 극복이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됐다. 다은이가 하얀병원에서 나아가는 과정에서 타인보다 자기를 생각하려고 하는 점이 크게 와닿았다. 그래서 지금도 칭찬일기를 많이 써보라고 주변에 추천한다. 나도 가끔 쓴다. 다은이 일기를 보면 실내화를 가지런히 놓은 나를 칭찬한다고 한다. 나도 매끼 식사를 챙기는 것도 칭찬하는 그런 일기를 써보려고 한다. 제가 가장 많이 칭찬한 것은 운동을 빠지지 않고 한 것이다.(웃음)

-힐링 드라마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기존의 러블리한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었던 건가.

▶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었고 그간의 필모그래피에 판타지가 많은 것 같아서 현실적인 걸 해보고 싶었다 .그때 감사하게도 좋은 타이밍에 다은이를 만났다. 예전에는 사랑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벗기 위해 안 그런 역할을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다 그냥 좋게 생각하는 편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박보영씨 본연의 사랑스러움이 있어서 많은 시청자들이 다은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랑스러워 보이려는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평소에 저를 바라봐주시는 그런 이미지가, (시청자가) 다은이에게 처음 바라볼 때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은이는 '사랑스러움'이 포인트가 아니라 타인을 더 생각하고 마음이 따뜻한 친구이니까 그쪽에 더 포커스를 두려고 했다.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고 감정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서완이 제게는 너무 중요한 캐릭터인데 나중에는 노재원씨를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 정도였다.

-다은이는 어떤 인물인가.

▶대본을 보면 너무 다 알 것 같은 친구였다. 모든 상황들이 다 보이더라. 내과에서 옮긴 것, 환자들과 너무 많은 라포를 형성해서 마음이 아파진 것들이 다 다은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신병동에 실제로 가봤는지.

▶가서 봤다. 실제로 환자들을 대했다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보기만 했다. 간호사분들이 업무하는 걸 보면서 노트에 많이 적었다. 제가 놀란 건 인수인계 때 정말 작은 것들도 공유하시더라. 어떤 환자들이 친하게 지내는지, 오늘은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그냥 나왔다든지 그런 것도 기록하시더라. 우리도 그런 걸 봐야겠다 생각했다. 환자들을 늘 예의주시하는 걸 참고하려고 했다.

-다은처럼 힘들어하는 간호사도 있나.

▶(힘들어서) 약을 드시는 경우의 간호사도 계시는 걸로 들었다.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는 효과가 있는 드라마다. 본인도 실제로 편견이 있었는지 ,드라마를 찍으면서 바뀐 점이 있나.

▶나도 편견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대본에 보면 수간호사 선생님이 정신병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병이라고 하는데 내가 너무 편견을 가지고 있었구나 싶었다. 다은이가 나아가는 과정에서 보호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나도 이 작품을 안 했다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극중에 '이 친구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따스한 시선을 받길 누구보다 바라는 사람들 아니냐'라고 하지 않나.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극중 공황장애가 '연예인 병'이라고 표현이 되는데, 실제로 공감한 부분은 있나.

▶자기 병을 이야기하는 게 쉽지 않은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도 이번에 (동료들로부터) 문자를 받으면서 이 친구도 아픔이 있구나 하는 걸 이번에 알 정도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않았구나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도 중압감이나 책임감 때문에 숨 쉬기 힘들거나 땀이 너무 많이 난 적은 있었지만 공황장애까지 갔던 적은 없다. 이 작품으로 더 많이 알게 됐다. 실제 간호사분들도 환자들이 말로만 설명한 걸 시각화해서 보니까 환자들의 세상을 더 보게 됐다고 말씀해주시더라.

-다은의 고통을 시각화한 장면을 상상하고 연기해야 했는데.

▶다은의 힘듦이 CG로 나오니까 연기할 때 힘든 점은 있었다 . 나중에 나온 것을 보니까 진흙처럼 빠지는 신이 잘 표현이 된 것 같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이어 이번에도 간호사 역할이었는데.

▶'콘유'에서는 간호사로서 보이는 장면이 많지 않았다.
그쪽이 내과 외과라면 이쪽은 정신병동이니까 하는 업무가 많이 다르더라. 이번에 더 많이 준비했다. 매일 매일 스태프들 보이면 혈압도 재고 그랬다. (웃음) 의료인에 대한 존경심이 더 많이 생겼다.

<【N인터뷰】②에서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