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 제재·스폰서십 중단'... 첼시를 위기에 빠트린 구단주의 정체

입력 2022.03.11 10:44수정 2022.03.11 11:08
'구단주 제재·스폰서십 중단'... 첼시를 위기에 빠트린 구단주의 정체
첼시 수비수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출처=가디언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영국 정부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구단주이자 러시아 석유 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이적과 수익 창출 등이 제한되면서 구단 운영이 어려워진 후 설상가상으로 스폰서십까지 중단됐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이동통신업체 '쓰리(Three)'는 첼시와의 스폰서십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쓰리는 성명을 통해 "(영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제재를 고려해 첼시에 일시적으로 스폰서십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며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유니폼과 경기장 주변에서 우리 브랜드 로고를 제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이 많은 첼시 팬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상황과 정부의 제재를 고려할 때 올바른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첼시는 지난 2020년 쓰리와 연간 약 4000만파운드(약 644억원)의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쓰리 외에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첼시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성명을 통해 "현대자동차는 수년간 축구계에서 가장 강력한 파트너 중 하나였고 축구가 선(善)을 위해 힘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현재 첼시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첼시와 현대자동차의 스폰서십 계약 규모는 연간 1000만파운드(161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나이키는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및 스폰서십 계약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나이키는 지난 2016년 첼시와 15년간 9억파운드(약 1조4507억원) 규모의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를 포함한 7명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Δ이고르 세친 러시아 국영 석유업체 로스네프트 최고경영자(CEO) Δ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CEO Δ안드레이 코스틴 VTB은행 CEO Δ니콜라이 토카레프 송유관 업체 트란스테프트 CEO Δ드미트리 레베데프 로시야 은행 이사회 의장.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번 제재와 관련해 "아브라모비치가 푸틴 정권과 관련이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제재로 첼시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경기는 가능하지만 수익 창출은 어려워진 것.

먼저 첼시는 이적이 금지됐다. 이에 따라 당장 올해 여름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는 Δ안토니오 뤼디거 Δ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Δ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이 구단을 떠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보안 업무를 포함한 경기 준비 자금은 최대 50만파운드(약 8억원)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원정 경기 출장비도 경기당 2만파운드(약 3223만원)로 제한됐다.
시즌권 구매 팬들을 제외하면 추가 관중 수익도 금지되며 기념품 가게(굿즈샵)도 운영할 수 없다. 아울러 아브라모비치의 구단 매각 절차도 중단됐다.

이에 첼시는 성명을 내고 "영국 정부와 라이선스 범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축구)클럽이 최대한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개정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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