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주가가 전고점 대비 30% 정도 급락해 서학개미들을 노심초사하게 하고 있다.
지난 5일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3.8% 넘게 급락, 597.95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13%까지 폭락했다 장 막판 저가매수 유입에 가까스로 낙폭을 줄였다. 테슬라의 주가가 6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2월 4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CNBC는 테슬라 주가 급락의 이유로 Δ 인플레이션 우려 Δ 경쟁 격화 Δ 반도체 부족 Δ 비용 증가 등을 꼽았다.
◇ 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 : 지난 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가격 상승 압력과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시장은 금리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연준은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기 힘들다. 사실 통제할 수도 없다. 이에 따라 시장의 채권수익률(금리)이 상승하고 있다.
금리가 올라가면 기술주들에겐 큰 악재다. 기술기업은 대부분 초창기 차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 경우 차입비용이 늘어나 실적에 직격탄이 된다. 이러한 우려가 고평가된 주식을 중심으로 커졌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그 동안 기술주 주가의 고공행진을 주도해 왔던 애플과 넷플릭스도 연초 대비 하락 반전했다.
◇ 경쟁 치열해져 : 포드, 제너럴 모터스(GM) 등 미국의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독일의 폴크스바겐 등도 속속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포드와 폴스크바겐 등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이 테슬라 모델에 맞서 개발한 마하 E, 또는 ID.3 등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안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테슬라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 기존의 업체에 투자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예컨대 유명한 펀드 매니저인 론 배런은 최근 테슬라 주식 170 만주를 매각하고 경쟁사인 GM의 자율주행차 자회사인 크루즈에 투자했다.
전 테슬라 이사회 이사였던 스티브 웨스트리는 “테슬라가 영원히 전기차 분야에서 왕이 될 순 없다. 경쟁이 불가피하고 테슬라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비용을 두 배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 반도체 부족 :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미국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는 공장에서 일부 라인을 일시적으로 폐쇄했으며 테슬라도 예외는 아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5일 트위터를 통해 “부품 부족으로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을 일시적으로 폐쇄했다”고 밝혔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반도체 부족으로 2021년 상반기 차량 출시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최고 재무책임자(CFO)인 자카리 커크혼은 “글로벌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극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 비용 상승 : 비용 상승도 큰 문제다. 테슬라가 전세계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텍사스 오스틴, 독일 브란덴부르크에 공장을 짓고 중국에서도 공장을 개소해 입지를 넓히고 있다. 또 기존의 공장인 프리몬트 공장 개보수에도 착수했다.
이뿐 아니라 머스크 CEO는 자체 리튬전지를 개발하려는 야망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리콜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모델S 및 모델X 차량의 터치스크린에 문제가 있음 인지하고 리콜을 실시했다.
테슬라가 전세계적인 전기차 업체로 발돋움함에 따라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