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땅 꺼짐' 고위험지역 50곳 더 있다...제일 위험한 동네는?

입력 2025.04.09 07:15수정 2025.04.09 08:26
서울 '땅 꺼짐' 고위험지역 50곳 더 있다...제일 위험한 동네는?
/사진=MBC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지난해 각 자치구에 의뢰해 '땅 꺼짐' 고위험지역 50곳을 정부에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불안감만 조성할 수 있다며 고위험 지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8일 MBC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땅 꺼짐' 신고는 2022년 67건에서 지난해 251건으로 2년 만에 4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낡은 상하수도관에서 물이 새거나 지하 공사 도중 지하수가 유출돼, 주변 토사가 휩쓸려 빈 공간을 만들면서 주로 발생한다.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각 자치구에 의뢰해 지반 침하 우려가 큰 '땅 꺼짐' 고위험지역 50곳을 정부에 보고했는데 광진구가 22곳으로 가장 많았고 종로구 9곳, 금천구 7곳, 성동구와 구로구가 3곳, 강남구와 노원구·마포구에서도 2곳이 포함됐다. 특히 고위험지역 전체 길이는 무려 45km에 달한다.

강남 압구정동을 관통하는 왕복 8차선 도로는 서울시 지반 침하 고위험지역에 포함됐다. 언주로 6.7km 구간과 선릉로 6.3km 구간은 지반 침하 사고 발생 빈도가 높다는 이유로 선정됐다. 한강을 매립해 만든 저지대일수록 지반이 약해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는 "충적층(하천 활동으로 굳지 않은 퇴적층)과 지하수가 잘 발달되어져 있는데 거기에 지하 공사를 하면, 관리를 잘못하면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땅 꺼짐' 고위험지역 50곳 더 있다...제일 위험한 동네는?
/사진=MBC

그동안 침수 피해가 빈번했거나 취약한 곳, 대규모 지하 굴착 공사가 진행 중인 도로도 고위험지역으로 꼽혔다.

하지만 서울시는 "자치구에서 자체 파악한 것으로 일부 사유지도 포함돼 있다"며 고위험지역 목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 충분히 조사가 됐는지도 의문이다. 그도 그럴 게 고위험지역을 서울시에 제출한 자치구는 고작 8곳뿐이다.
최근 '땅 꺼짐' 현상으로 1명이 숨진 강동구는 아예 단 한 곳도 선정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자치구와 별개로 지난해 시내 181개 도로를 분석해 '땅 꺼짐' 위험도를 다섯 등급으로 나눈 지도도 만들었는데, 이 역시 "내부 참고용 자료로 불필요한 오해를 조성할 수 있다"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국가와 지자체가 재난이나 사고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책무를 지고, 안전에 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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