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애순이 금명에게, '폭싹'이 우리에게 보내는 응원](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3/29/202503290800253551_l.jpg)
![[기자의 눈] 애순이 금명에게, '폭싹'이 우리에게 보내는 응원](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3/29/202503290800270635_l.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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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가 조부모, 부모 세대에 대한 헌사, 자녀 세대에 대한 응원가로 기억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대 성별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 벽이 조금이나마 허물어지길 바란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수많은 드라마의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작품을 소개하는 감독과 배우들의 '말'이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연출한 김원석 감독은 이런 바람을 밝혔다.
1960년대,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시대부터 시작하는 이 이야기가 지금을 살아가는 자녀 세대에게 어떻게 와닿을까, 가장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세대, 요즘 들어 사람 사이의 벽은 보이지 않는 벽은 더 높아지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가 들려줄 이야기가 '응원'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는 배경이기도 했다.
지난 7일부터 28일까지 매주 금요일 4회씩 총 16회를 모두 공개한 이 드라마는 1960년 애순(아이유/문소리 분)과 어머니 광례(염혜란 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애순의 성장, 관식(박보검/박해준 분)과 함께 가정을 꾸려 딸 금명(아이유 분)을 낳고 부모가 돼가는 과정 및 중장년을 지나 노년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사계절을 담았다. 많은 시청자가 뜨겁게 공감하며 호평 중이다.
특히 드라마는 광례가 애순에게, 애순이 금명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사랑과 물려주려고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깊이 다뤘다. "여자로 태어나느니 소로 태어나는 게 낫다"란 말로 표현된 1960년 제주에서, 모진 세월을 견디며 집안을 건사하는 강인하고 억척스러운 엄마 광례는 딸에게 눈칫밥 먹는 세상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다.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시대적 상황과 가정 형편상 그 바람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애순에게는 꼭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라고 당부한다. 애순도 엄마의 말을 명심하며 살아간다.
이후 장성한 애순은 폭력적인 선장의 두 번째 아내가 될 뻔한 상황을 모면하고 사랑하는 관식을 만나 가정을 꾸리지만, 모든 역경을 극적으로 극복할 수는 없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오직 딸 금명이가 "아궁이 앞에 주저앉는 삶을 살지 않는 것"이었다. 애순이가 그토록 바라던 '육지'의 대학에 간 금명이도 그만의 고뇌와 어려움을 겪는다. 부모의 고된 삶을 알기에, 꿈과 이상이 크기에 그만큼 고민도 깊지만 자존심과 자존감을 잃지 않기에 구겨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금명에겐 사랑에도 위기가 온다. 하지만 엄마 애순과 아빠 관식 등 가족의 품에서 기어코 몸과 마음의 살을 찌웠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 삶을 잘 꾸려가고자 다짐한다. 가족을 떠나 팍팍한 현실을 버텨냈던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금명과 가족의 모습에서 저절로 위로를 받았다.
광례에서 애순, 애순에서 금명까지, 각자가 겪는 시대적 개인적 고난과 위기는 다르지만 이들은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세 인물을 중심으로 이 가족이 희망을 지키기까지, 극 중 각 세대의 많은 이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준다.
세대가 다르고 시대가 달라서 어른들의 말은 '꼰대'의 잔소리가 되고, '요즘 애들'의 말은 쉬운 투정으로 치부되어 버리는 세상이다.
바쁜 나날 속에서 잊고 있던 나의 엄마에 대해, 가족에 대해, 그리고 나를 귀하게 여겨주었던 이들을 떠올리며 힘을 냈다면 그것만으로도 '폭싹 속았수다'는 유의미한 드라마 아닐까. 지칠 때 꺼내볼 '응원가' 같은 드라마 한 편이 더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