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독자활동 안돼"…法, 어도어 주장 왜 '전부 인용' 했나

입력 2025.03.21 16:57수정 2025.03.21 16:57
법원, 오늘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인용 결정 뉴진스 멤버들 "법원, 신뢰 파탄 고려 안 해…이의제기 신청"
"뉴진스 독자활동 안돼"…法, 어도어 주장 왜 '전부 인용' 했나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그룹 뉴진스(NJZ 하니, 민지, 혜인, 해린, 다니엘)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어도어, 뉴진스 상대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03.0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에 계약해지를 선언하고 독자활동에 나선 행보가 제동이 걸린 가운데, 법원이 이 같은 판단을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뉴진스와 소속사 어도어 간 체결된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뉴진스는 이에 따라 어도어에 복귀해야 하며, 독자활동 또는 제3의 소속사를 통한 연예활동이 금지된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뉴진스가 주장해온 계약해지 사유를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복귀 요구에 대해서는 "채권자(어도어)에게는 대체 프로듀서를 영입할 역량이 충분하며, 민 전 대표직이 전속계약의 사유가 아니다"라고 봤다.

"뉴진스 독자활동 안돼"…法, 어도어 주장 왜 '전부 인용' 했나
[서울=뉴시스] 뉴진스. (사진 = 어도어 제공) 2024.1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어도어 모회사 하이브 박지원 전 대표의 긴 휴가 발언도 연예활동을 금지한 발언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뉴 버리고' 문구가 포함된 하이브 음악산업리포트 내에 뉴진스 성공을 위한 제안이 많이 포함된 점에 비춰 뉴진스를 버리겠다고 한 문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하이브 내 다른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인 그룹 '아일릿'의 콘셉트도 뉴진스의 표절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더러 콘셉트가 지식재산권 보호 대상이 되기 모호하다는 점, PR 담당자의 뉴진스 앨범 판매량 수정 요청은 주가에 영향을 주는 사실관계를 정정한 것일 뿐 뉴진스 폄하나 모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뉴진스 뮤직비디오의 용역 위탁 계약 관련해서는 뉴진스와 이 사건 전속계약의 당사자도 아닌 돌고래유괴단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 사건 전속계약상의 중요한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뉴진스 하니가 아일릿 매니저에게 무시당했다고 주장한 사건 관련해서도 하니가 당시 아일릿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당시 아일릿 멤버 3명이 채무자 하니에게 인사를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인정했다.

"뉴진스 독자활동 안돼"…法, 어도어 주장 왜 '전부 인용' 했나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그룹 뉴진스가 2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에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해린, 다니엘, 하니, 민지, 혜인. (공동취재) 2024.11.28. photo@newsis.com
이밖에 뉴진스가 어도어에 요구한 시정요구 사항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법정에서 추가로 주장한 해지사유들에 대해서는, 전속계약상 채무 불이행에 대한 해지사유에 포함되기 어렵다고 봤다.

뉴진스 멤버들은 이날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해당 결정은 어도어에 대한 멤버들의 신뢰가 완전히 파탄됐음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결과"라고 주장하며 이의제기 신청을 예고했다.

"신속히 진행돼야 하는 보전처분의 특성상 3월7일 심문기일 이후 약 2주만에 결정이 내려졌고 이에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법원에 모두 소명할 충분한 기회가 확보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하이브·어도어와 달리 자신들이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이 수월하지 못하다며 '정보의 비대칭'을 주장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가처분은 잠정적인 결정이라며 전속계약의 효력을 확인하는 본안 소송, 내달 3일로 예정된 변론기일에 자신들의 주장 근거를 내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가처분 절차와 달리 본안에선 민사소송법상 제도를 보다 자유로이 활용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냈다.

"뉴진스 독자활동 안돼"…法, 어도어 주장 왜 '전부 인용' 했나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그룹 '뉴진스'가 15일 서울 DDP에서 열린 2023 F/W 서울패션위크 오프닝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3.15. kkssmm99@newsis.com
지난해 11월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 뉴진스 멤버 전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가 민 전 대표를 해임하는 등 소속사로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다만 뉴진스 상표권은 어도어에 있기 때문에 이 이름은 쓰지 않아왔다. 대신 팬들 공모를 통해 '엔제이지(NJZ)'를 활동명으로 정하고, 이 이름에 대한 상표권을 최근 출원했다. 현재 심사 대기 중이다.

어도어는 반면 뉴진스와의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고, 소속사를 통하지 않은 광고계약 체결 시도가 제3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뉴진스가 홍콩 공연 계획을 밝히자, 신청 취지를 확장해 활동 금지 내용을 추가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독자적으로 결정한 오는 23일 홍콩 컴플렉스 콘서트에 예정대로 참석한다. 해당 콘서트는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진스 멤버들은 "팬분들과 많은 관계자들께 불측의 피해를 끼치는 일을 막기 위해 고민 끝에 부득이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어도어는 이번에 가처분이 인용된 만큼, 멤버들이 해당 공연에 어도어 소속 뉴진스의 이름으로 진행되도록 현장에서 지원한다.

2022년 7월 데뷔한 뉴진스는 '어텐션' '하이프 보이' '디토' 'OMG '슈퍼샤이' 등 최근 K팝 흐름이 된 '이지 리스닝' 장르를 촉발시킨 주인공으로 통한다. 미니 2집 '겟 업'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는 등 K팝 걸그룹을 대표하는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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