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거나 쟁점이 되는 예민한 현안을 점검하는 고정물입니다. 확인·점검 사항 목록인 '체크리스트'를 만들 듯, 우리 사회의 과제들을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2017년 61만명이던 군 병력이 2022년 48만명으로 줄었습니다.
5년 만에 10만명 넘게 감소하자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대안으로 '시니어 아미(Senior Army)'를 제안했습니다. 시니어 아미는 중장년층으로 구성된 병력을 의미합니다.
최 교수의 주장은 소방·경찰 등 4개 직렬의 군 복무를 의무화해 군 공백을 일부 해소하자는 개혁신당 공약에 대한 비판으로 나왔지만 네티즌을 들끓게 했습니다.
"고려할 만한 정책"이라는 일부 긍정 반응도 있었지만 "60·70대가 말을 듣겠냐" "젊은이만큼 체력이 될 것 같나" "훈련이 불가능할 것" "자기 노후 준비도 바쁠 것" 같은 부정적 반응이 훨씬 많았습니다.
◇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지만…"제설·예초에나 도움"
최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당장 중년 남성을 재입대시키자는 말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젊은이보다 건강한 중년 중 시간과 노력을 국가에 돌릴 사람이 많다"며 실효성이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가능할까요? 전문가와 전역자, 군대 간부 등 대부분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1월 전역한 박모씨(23)는 "군이 현대화·전산화로 복잡해지고 있어 중장년층이 군생활하던 시기와 딴판"이라면서 "중장년층의 경험이 풍부하다 해도 신속 기동이 요구되는 군대의 방향을 따라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년 차 육군 부사관 A씨는 "제설이나 예초 등의 업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군 업무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체력이 좋아도 다른 신체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전사령관을 지낸 전인범 대테러센터 자문위원은 "65세인 나는 지금도 총기를 쏘지만 시력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체력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계급을 둘러싼 문제도 거론됩니다. 나이가 많은 중장년층이 군 체계 안으로 들어갔을 때 수직적 질서에 적응하기 어려울 거라는 지적입니다.
전 자문위원은 "나이 많은 사람이 군 복무를 하면 계급 체계와 충돌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유교문화를 고려하면 군대 내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 "인원 채우기식 접근 혼란 부를 수도"
출생률 0.7명의 저출산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만큼 군 병력 부족은 계속 문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병력 충원에만 목을 매다 보면 군대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며 단기적인 병력 충원이 다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원 채워넣기' 식으로만 접근하면 현장이 혼란해질 수 있다"며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는 것은 좋으나 군의 역학관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