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일본 연구팀이 인간의 피부 세포를 활용한 로봇 손가락을 개발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10일 일본 도쿄대 다케우치 쇼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매터'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새로 개발한 로봇 손가락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인간과 유사한 로봇(휴머노이드)이 간호나 서비스 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함으로써 사람들과 더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로봇 손가락이 사람 피부와 비슷한 질감이 느껴지며, 상처가 났을 때도 콜라겐 붕대를 활용해 자가 치유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케우치 교수는 "로봇 손가락은 전기모터로 작동하기 때문에 마치 실제 사람 손가락이 모터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과학자들은 재건 수술을 할 때 피부와 함께 꿰맬 수 있는 이식편을 개발한 경우는 있었다. 그러나 3차원적이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로봇 굴곡에 맞게 이식할 수 있는 피부를 만드는 데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피부의 결합 조직을 구성하는 두 가지 주요 성분인 콜라겐과 인간의 피부 섬유아세포 용액으로 채워진 실린더에 로봇 손가락을 집어 넣었다. 이 과정을 통해 코팅 처리되면 인간 표피 각질세포들이 붙어 피부층을 형성한다.
다만 로봇 손가락은 한계점이 명확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로봇 손가락의 피부는 실제 피부보다 훨씬 약하고, 순환계가 없기 때문에 항상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손가락 움직임도 아직은 기계적이어서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연구팀은 인간의 감각 뉴런, 모낭, 손톱, 땀샘과 같은 더 정교한 구조를 로봇 손가락에 구현시키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인공 피부로 뒤덮인 로봇 얼굴도 연구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불쾌한 골짜기 효과로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불쾌한 골짜기 효과란 인간이 인간이 아닌 존재를 볼 때 인간과 더 많이 닮을 수록 호감도가 높아지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불쾌감을 느낀다는 이론이다.
터키 앙카라에 위치한 빌켄트 대학의 부르쿠 우르겐 박사는 "일부 로봇들이 인간의 외형과 비슷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지만, 만약 로봇이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 섬뜩하거나 소름끼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옥스포드 대학의 신경과학자 파비안 그라벤호스트 교수는 "이 기술은 혁신적으로 보인다"며 기술 개발을 지지했다. 그는 인간과 로봇의 결합이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로봇과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불쾌한 감정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