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명 스타강사가 수억원의 강의료와 교재 판매 수입, 학원 전속계약금까지 가족 명의의 법인 수익으로 귀속시켜 편법으로 증여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는 수억원대의 초고가 슈퍼카를 회사 업무용 차량으로 신고한 후 타고 다니기도 했다.
국세청이 입시학원·스타강사 등 사교육업계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정부 출범 이후 국세청은 학원·대부업 등 민생 침해 탈세 행위로 246명에 대해 2200억원을 추징했는데 이중 학원이 30여 곳에 달했다. 학원에 문제를 판매하면서도 이에 대한 소득을 축소 신고한 현직 교사도 200여명에 달했다.
A입시학원은 직원에게 소득을 과다 지급하면서 이를 모두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다. 경비 처리를 통해 법인세 등을 아끼기 위해서다. 직원은 받은 월급의 일부를 현금으로 인출한 뒤 사주에게 직접 돌려줬다. 이렇게 과다 지급해 돌려받는 ‘페이백’ 방식으로 챙긴 돈만 수십억원에 달했다.
A학원 사주는 법인카드로 특급호텔을 이용하고, 아파트 관리비까지 학원 경비로 처리했다. 학원 내 소규모 과외를 운영하면서 과외비를 사주 자녀의 계좌로 받은 경우도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현직 교사의 탈세 행위도 드러났다. 직접 만든 문제를 학원에 판매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은 교사가 7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 경력이 있는 현직 교사 B씨는 한 대형 입시학원에 시험 문제를 상습적으로 건네고 돈을 받았다. B씨는 학원이 지급한 돈을 가족 계좌로 이체받아 개인분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학원도 국세청에 ‘허위 지급명세서’를 제출하면서 B씨의 탈루 행위를 도왔다.
스타강사 C씨는 가족을 주주로 한 법인을 설립하고, 전속계약금과 교재 저작권 수입을 법인이 받도록 했다. 개인소득 신고금액은 축소하고, 가족에겐 편법 증여하려는 목적에서다. 실제 근무하지 않은 친·인척에게 급여를 지급하거나 법인 비용으로 고급 아파트를 빌려 거주하고, ‘수퍼카’를 업무용 승용차로 신고한 후 타고 다니기도 했다.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지난달까지 학원 관련 세무조사로 추징한 세금은 200억원에 달한다. 탈루가 드러난 학원은 30여 곳이다.
정재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탈세 혐의를 받는 현직 교사는 200명에 달한다”며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파고들어 사교육을 유도하면서 많은 수익을 올리고 호화 생활을 누린 학원·강사 등의 탈세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국세청 조사 결과 ▲고가의 미술품·명품 의류 등 개인 사치품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 ▲학원 내 소규모 그룹 과외를 진행하면서 과외비를 자녀 계좌로 받아 소득세 탈루 ▲직원에게 소득을 과다로 지급한 뒤 현금을 다시 돌려받아 자금 편취 ▲학원 브랜드 사용료를 개인 계좌로 받은 뒤 신고 누락 ▲킬러 문항을 학원에 판매한 대가를 사업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신고해 소득세 축소 등과 같은 사례도 확인됐다. 다만 국세청은 적발된 대형 입시학원과 스타 강사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