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환자 대부분은 남성간..." 추적이 힘든 이유가 있다

입력 2022.07.26 09:02수정 2022.07.27 09:16
"원숭이두창 환자 대부분은 남성간..." 추적이 힘든 이유가 있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고 밝힌 미국 영화배우 '맷 포드'.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현재까지 전세계 70여개국에서 1만6000건 이상의 감염사례가 보고된 '원숭이두창'확진자 95%가 성관계를 통해 감염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아프리카 이외 지역 확진자의 99%는 남성이며 이들 중 98%는 동성애자로 확인돼 동성애자만 걸리는 전염병이란 인식이 강해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 환자가 연락하거나 접촉한 대상자가 여럿인 데다 익명인 경우가 많아 추적이 쉽지 않으며 장시간 환자를 격리해 두는 것도 어렵다고 보고있다.

영국 런던퀸메리데 연구진은 "지금까지 대부분 감염이 주로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 사이에서 나타남에 따라, 성행위가 전염 경로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호흡기 비말이나 어떤 종류의 가까운 신체 접촉이나 옷 등 다른 표면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최초 발견된 원숭이두창은 주로 감염된 동물 또는 가정 내 감염자와 접촉을 통해 확산돼 왔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동성애자 남성들 간의 접촉이 주 확산 경로다.

그러나 원숭이두창은 아직 성병으로 분류되지 않고 있으며, 성관계에서 나오는 액체를 통해 감염되는지도 명확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英 연구팀은 정액 표본 32개 중 29개에서 바이러스를 발견했지만, 전염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3일 원숭이두창에 관해 '국제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WHO는 "세계 70여 국가에서 확대되고 있는 원숭이두창 발병은 이제 세계적인 비상사태로 간주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으로, 선언 시 WHO가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한국 정부는 지난 5월 31일 원숭이두창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하고, 6월 8일 해당 질병을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한 바 있다. 6월 2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위기경보 '주의'를 발령했고, 대응 체계도 질병관리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방역대책본부로 격상시켰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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