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30여년간 직업군인이었던 A씨는 전역한 뒤 공공근로사업의 일용직 계약을 체결했다. 그가 맡은 업무는 ‘예방나무 주사사업’이었다. 천공기를 이용해 나무의 무릎 높이에 구멍을 뚫는 업무였다. 하지만 A씨는 출근 첫날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숨을 거뒀다. 사인은 ‘무산소성 뇌손상’이었고, 급성 심근경색이 원인이었다.
유족은 지난 2017년 4월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공단은 이를 거부했다. A씨 업무 특성상 근로시간이 짧고 노동 강도가 낮아 과로·스트레스를 유발할 정도로 과중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개인의 기존질환이 악화된 것으로 업무와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에 유족은 소송을 냈다.
1심은 업무와 사망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기존질환이 업무로 인해 악화돼 급성 심근경색이 발현했고, 이에 따라 사망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A씨가 질환을 관리하고 있었던 점과 퇴직한 A씨가 갑작스레 신체활동을 한 점, 9kg 상당의 천공기를 들고 경사를 오르내린 점이 신체에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2심은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사업에 참여한 14명의 평균연령이 65세였고, 공공근로사업 특성상 업무강도가 낮기 때문에 A씨가 과로·스트레스를 겪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그날의 기온 등으로 인해 질환이 악화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