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짝퉁이라 4만원에 샀는데?"…알고 보니 '300억 진품' 대박

2025.05.16 09:56  

[파이낸셜뉴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도서관이 약 80년 전에 27.5달러(약 3만8000원)에 산 '마그나카르타'(magna carta·대헌장) 가품이 725년 전 영국 왕이 서명한 진품으로 확인됐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카펜터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교수, 니컬러스 빈센트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교수 등이 1년간의 연구 끝에 하버드대 로스쿨 소장본이 1300년 영국 에드워드 왕이 서명한 진품 마그나카르타 7개 중 하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마그나카르타'는 근대 헌법과 인권의 초석으로 평가되며, 진품의 가치는 수백만 달러(수십억원)를 훌쩍 뛰어넘는다.

두 교수는 하버드대 도서관 홈페이지의 소장품 도록에서 소장품 'HLS MS 172'의 디지털 사진을 발견했는데, 도록에서는 이 소장품을 사본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진품 가능성을 알아봤다.

소장품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두 연구자는 정밀 분석을 위해 자외선 촬영, 분광 이미징 등의 기법을 활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하버드대 소장본은 1300년의 다른 진본과 동일한 크기에 동일한 내용, 어휘와 어순이 쓰인 사실이 확인됐다. 서명 첫 글자인 E뿐 아니라 D까지 대문자로 쓰는 에드워드 왕의 독특한 서명 방식도 다른 진본과 일치했다.

한편 마그나카르타는 1215∼1300년 후세 왕들이 영국 전역에 재배포하면서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는데, 하버드대가 소장하고 있던 판본은 1945년 '메이너드 가문'의 한 후손이 소더비 경매를 통해 런던의 한 서점 운영사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낙찰가는 42파운드(약 7만8000원)였다. 하버드대학교가 이 판본을 입수할 때 지출한 27.5달러(약 3만8000원)는 당시 영국 파운드화 가치로 7파운드(약 1만3000원)에 불과했다고 BBC는 전했다.

빈센트 교수는 마그나카르타의 가치에 대해 "숫자로 거론하기는 조심스럽지만 1297년 마그나카르타는 2007년 뉴욕의 한 경매에서 2100만 달러(약 300억원)에 팔렸다"고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