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 반체제 인사들의 의문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한 러시아 출신의 유명 셰프가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유명 셰프 알렉세이 지민(52)이 지난 12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한 호텔 방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영국 런던에서 레스토랑 '지마'를 운영하는 그는 영국에 관한 새 책 '앵글로마니아'를 홍보하기 위해 베오그라드를 방문 중이었다.
지민의 구체적인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당국은 부검 및 독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베오그라드 검찰은 방이 안에서 잠겨 있었고, 사망에 의심스러운 구석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해외에서 러시아 반푸틴 인사들이 연이어 의문사 하는 있어, 지민의 죽음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971년 러시아에서 태어나 모스크바에서 여러 레스토랑을 운영한 지민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러시아를 떠나 영국에서 지내왔다. 영국에서 생활하면서 러시아의 인기 요리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뒤 방송에서 하차했다.
그는 2022년 5월 BBC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해 기부했다가, 런던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무더기 예약 취소는 물론 방화 위협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그가 운영했던 런던 레스토랑 '지마'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알렉세이는 친구이자 많은 경험을 함께 나눈 동반자였다"라며 "알렉세이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러 대륙에서 러시아인들의 '의문사'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위키피디아를 인용해 2022년부터 현재까지 사인이 풀리지 않은 채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았던 러시아 사업가는 51명이나 된다고 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전 러시아군 조종사 막심 쿠즈미노프(28)가 스페인의 한 빌딩 주차장에서 최소 여섯 군데에 총을 맞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같은 달 푸틴의 최대 정적으로 불리던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도 의문사 했다. 러시아 당국은 나빌나의 사인이 자연사라는 입장이지만, 그의 부인은 살해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