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월 신규 취업자 수가 1만2000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업률은 4.1%로 9월과 같았다.
허리케인과 보잉의 파업이 신규 고용에 타격을 줬다.
그러나 뉴욕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지표 금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급락세로 출발했지만 이후 큰 폭으로 뛰며 4.3%를 돌파했다.
예상치 10만 무색한 1만2000
미 노동부가 1일(현지시간) 공개한 10월 고용동향은 기대 이하였다.
고용 동향 핵심인 신규 고용 규모는 이코노미스트들 전망치 10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1만2000명에 그쳤다. 2020년 12월 이후 신규 취업자 수가 가장 작았다.
앞서 9월에는 예상치 10만4000명을 2배 넘게 웃돈 25만4000명에 이른 바 있다. 초기에는 14만명에 이르렀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지난달 허리케인 2개가 미 남동부를 강타한 충격이 컸다. 허리케인 헐린과 100년 만에 최대 허리케인이 될 것이란 우려를 불렀던 밀턴이 고용에 일시적인 타격을 줬다.
또 항공기 제작 업체 보잉의 파업이 한 달 넘게 지속된 것도 고용에는 부정적이었다.
신규 고용이 급감했지만 실업률은 4.1%로 9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 전망과도 일치했다.
보잉·허리케인
보잉의 파업이 상당한 충격을 줬다.
노동부는 제조업 부문에서 4만6000개 일자리가 사라졌다면서 이 가운데 4만4000개는 보잉 파업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부는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 충격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동부는 신규 고용 감소가 허리케인의 피해를 입은 지역 외에 다른 곳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 터라 허리케인이 신규 고용 감소에 직접 영향을 줬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상 없다
이날 발표된 10월 고용동향은 재앙적인 수준이었지만 시장 반응은 “별것 없다”였다. 허리케인과 보잉 파업을 빼고 보면 고용 흐름이 크게 변화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CNBC에 따르면 인디드하이어링랩의 코리 스톨 이코노미스트는 “얼핏 보기에는 10월 고용동향 보고서가 미 노동시장 취약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는 착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톨은 허리케인이라는 기상 현상과 파업이라는 노동 쟁의로 인해 10월 고용동향 보고서가 엉망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영향은 실재하는 것이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일시적인 것"이라고 못 박았다. 스톨은 "노동시장이 붕괴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차분한 금융시장
금융 시장은 신규 고용 급감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허리케인과 파업에 따른 일회성 사건으로 판단했다.
국채 시장과 증시는 고용 동향에 관계없이 제 갈 길을 갔다.
장이 열리기 직전 발표된 고용 지표로 인해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되레 장 초반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막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국채 발행도 폭증해 국채 수익률이 뛸 것이란 우려가 계속해서 시장을 압박했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국채 발행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누가 대통령이 돼도 미 재정적자 증가, 국채 발행 증가 전망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흐름 자체는 같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채 발행이 늘면 수요가 둔화하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뛴다.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전일비 0.081% p 급등해 4.365%로 치솟았다. 심리적 저항선인 4.3를 뚫었다.
반면 국채 수익률 급등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상승했다.
후반으로 가면서 상승세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전날 급락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오후 들어 전일비 164 p(0.9%) 상승한 1만8259, 시황을 폭넓게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0 p(0.5%) 오른 5736을 기록했다.
대형 우량주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은 292 p(0.7%) 뛴 4만2055로 올라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