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39곳 역명병기 유상판매…강남·성수·을지로3가·을지로입구역 순
일각선 '지역대표성·공공성 무관' 지적도…공사 "자문 거쳐 개선안 마련"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역에 이름을 함께 표기할 권리를 파는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을 통해 최근 4년간 149억7천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상판매 사업 입찰에서 최고가로 낙찰된 지하철역은 '강남역(하루플란트치과)'으로 계약 금액은 11억1천100만원이었다.
29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관리하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구간의 276개역 가운데 유상판매로 별도 이름을 병기한 역은 39개(환승역은 1개역으로 간주)였다.
이는 개별 지하철역 이름을 쓴 명판에 인근 기업이나 기관 이름을 부역명으로 적어주는 사업으로, 재정난을 타개하고자 2016년 처음 시작됐다.
공사의 전신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쳐져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한 뒤에는 추가 사업이 이뤄지지 않다가 2021년부터 사업이 재개됐다.
그렇다고 아무나 지하철역 이름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입찰 대상은 대상 역에서 1㎞ 이내에 있고, 유흥업소처럼 공공장소에 이름을 써 붙이기 부적절한 곳이 아니어야 한다. 기준을 충족한 곳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곳이 최종 낙찰자가 된다.
계약 조건은 3년으로 1회 3년 연장이 가능하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역명병기 대상 역사는 39개역, 총계약 금액은 149억7천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37억4천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계약 금액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역이었다. 하루플란트치과는 11억1천100만원에 강남역 부역명을 따냈다.
이어 성수역(CJ올리브영·10억원), 을지로3가역(신한카드·8억7천450만원), 을지로입구역(하나은행·8억원), 선릉역(애큐온저축은행·7억5천100만원) 등 순이었다.
또 역삼역(센터필드·7억500만원), 을지로4가(BC카드·7억70만원), 명동역(우리금융타운·6억5천466만원), 구로디지털단지역(원광디지털대·4억7천700만원), 압구정역(현대백화점·4억7천300만원) 등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 사업을 두고 공공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난달 하루플란트치과와 CJ올리브영이 각각 강남역과 성수역 부역명을 낙찰받은 것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역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공사 관계자는 "낙찰 기관 선정 기준에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며 "10월 중순께 자문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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