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우리의 길은 유튜브, OTT 플랫폼이 아니다, TV에서 선보일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 그 중에서도 참신한 도전들을 하겠다."
30일 오후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2024 JTBC 예능 기자간담회'에는 임정아 예능제작본부장을 비롯해 황교진 CP(기획 프로듀서), 민철기 CP, 김은정 CP, 손창우 CP가 참석해 올해 선보일 새로운 콘텐트를 소개했다.
임정아 예능제작본부장은 "올해 JTBC 예능은 '모두의 예능'이 키워드다"라며 올해 JTBC의 목표를 밝혔다.
임 본부장은 "OTT 플랫폼 등 생존을 위한 자극과 경쟁이 넘치는 콘텐트 시장이지만 그 후에 오는 허무함, 피로감도 커졌다, TV를 시청하고 콘텐트를 시청할수록 힐링보다 피로감이 밀려온다, 예능에 나온 사람들, 예능 이야기를 보면서 깔깔 웃는 밥상 예능이 아니라 쓸쓸한 혼밥 예능이 판을 친다"라고 했다.
이어 "(JTBC는) 모든 세대가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예능, 모두의 예능을 선보이려고 한다. 공감과 웃음을 바탕으로 밥상에서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예능 실험정신과 신선함으로 창의적인 신선함을 드리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냉장고를 부탁해' '히든싱어' '한끼줍쇼' '효리네민박' '톡파원 25시' 등 JTBC만의 신선한 포맷의 예능을 선보여왔다, 올해 JTBC는 '가족예능' '모두의 예능'을 키워드로 새로운 가치와 함께 웃을 수 있는 예능을 선보이겠다"라고 했다.
JTBC는 올해 '가족 콘텐트'로 승부수를 던진다. 1월 '배우반상회'를 시작으로 3월 '연애남매' '크레이지 슈퍼 코리안', '이혼숙려캠퍼'(가제) '걸스 온 파이어' 등을 선보인다.
또 '무한도전'의 연출자인 김태호 PD의 신작도 JTBC에서 방송될 예정. 임 본부장은 "김 PD의 새로운 리얼리티 프로그램 기획 이제 제작이 시작됐다,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에 론칭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3월에 나올 '연애남매'는 남매들이 모여 서로의 연인을 찾아가는 가족 참견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티빙에서 '환승연애'를 선보인 이진주 PD가 JTBC로 이적해 연출한다. 김은정 CP는 "'K남매'가 주는 보장된 재미가 있지 않나, 오빠나 누나 동생이 지켜보는 앞에서 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어떤 연애 리얼리티보다 웃음이 가득한, 시트콤을 보는 것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한다"라며 "연애에 남매라는 키워드를 붙이니까 가족이 들어가서 훨씬 더 풍부해지고 다각도로 인물이 잘 보이는 연애 프로그램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또 김은정 CP는 오는 4월 선보일 '이혼숙려캠프'는 "(이혼숙려기간인) 4주동안 이혼 위기에 있는 부부들에게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라고 했으며 홍인기 PD가 연출하는 '끝사랑'은 시니어 세대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고 출연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방송 중인 JTBC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먼저 1월에 처음 방송을 시작한 '배우반상회'는 배우들의 '배우로서' 고민을 담아낸 리얼리티 프로그램. 그러나 기존의 연예인 일상 관찰 예능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 배우와 팬이 아니라면 재미 포인트를 찾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손창우 PD는 "제작진도 배우와 팬만의 프로그램이 되지 않도록 방향성을 잡고 있다"라면서 첫회는 만족할만한 성과는 아니었지만 앞으로 더욱 다양한 이야기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매주 토요일 방송되는 '아는 형님'은 2015년 처음 방송돼 JTBC를 대표하는 토크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오래 이어지며 현재 1~2%(닐슨코리아)대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민철기 CP는 "레거시 미디어의 힘든 점이 동시간대에 계속 새로운 다른 프로그램과 경쟁해야 한다, 편성이 되게 중요하다"라면서 "'아는 형님'은 드라마 네 편에 둘러싸여 있는데 편성상의 싸움을 고민하면서 좋은 시간대가 있지 않을까 왜 고민을 하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편성 시간대가 무너지는 순간에 프로그램도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아는 형님'은 버라이어티 예능이 시청률이 잘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그럼에도 JTBC 간판 프로그램으로서 선전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로 가면 조회수도 강력하고 단순히 시간대 시청률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여러가지 가치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임정아 본부장은 예능 프로그램의 '진정성'에 대해 말하면서 자신이 MBC에서 연출했던 'god의 육아일기'를 언급하기도. "'god의 육아일기'를 촬영하러 갔을 때 밤에 손호영씨가 젖병을 물리고 기저귀를 가는 걸 보면서 '리얼리티'라는 표현도 없었을 때임에도 뭔가 다르다는 걸 느꼈다, 제작진도 진심이고 출연자도 진심이고 진심이 향하는 가치는 공감할 수 있구나 느꼈던 기억이 있다"라고 했다.
K팝 그룹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가운데 다시 한 번 '육아일기'를 만날 수는 없을까. 임 본부장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너무 히트를 쳐서"라며 웃으면서도 "후배들이 기획을 해서 오면 얼마든지 검토할 수 있을 것 같다, 제 아이가 제가 만든 프로그램인지 모르고 그걸 유튜브에서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더라, 요즘 친구들이 예전 시트콤도 많이 찾아 보지 않냐, 주변에서도 그런 거 왜 안하냐고 하더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임정아 본부장은 "지난날 저희의 오류는 한때 유튜브를, 한때 OTT를 흉내내기도 했는데 오히려 채널에서 가장 강력하게 살아있는 것은 예전부터 했던 '나혼자산다'이고 '유 퀴즈 온 더 블럭'이고 기존 프로그램에서 나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였다, 사람들이 여전히 좋아해주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구독료도 없고 19금 콘텐트도 없다, 다음 회를 보도록 자극성을 중심에 두는 OTT 문법과 다르다, 사람이 항상 비싼 십이첩반상만 먹고 살 수 없듯이 (JTBC는) 수제비도 있고 된장찌개도 있고 한국적 예능의 다양한 장르가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키워드는 '모두의 예능'이다, 모두 넷플릭스를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OTT도 유튜브도 저희의 길은 아닐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