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군산시 수송동의 한 공원에서 해충 방제에 쓰는 소독기에 불이 나 옆에 있던 오토바이까지 번졌다.
이를 본 시민들이 119에 신고하고 소방관을 기다리고 있던 그때 한 중학생이 소화기를 들고 화재가 난 곳으로 뛰어갔다. 지난 1일 KBS 보도에 따르면 이 학생은 군산동산중 3학년 정유민군이다.
정군은 소화기를 들고 화재를 진압하기 시작했다. 소방서에 신고한지 10분도 안 된 상황이었다. 그가 불을 끄기 시작하자 몇몇 시민도 힘을 합쳐 화재 진압에 힘썼다.
자칫 더 큰 불로 이어질 수도 있었는데, 정 군이 발 빠르게 대처한 덕분에 초기 진화에 성공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유승빈 소방관은 “화재 발생 후 1분 있다가는 소화기 1대로도 충분히 진화가 가능하지만 10분 경과 후에는 소화기 3대로도 진화가 불가능한 상황이거든요”라며 정군의 발 빠른 대처를 높이 평가했다.
당시 정군은 화재 현장에서 약 150m 떨어진 아파트에서 소화기를 빌려왔고, 학교에서 배운 대로 소화기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평소에 손이 크고 친구들을 많이 도와준다고 해서 친구들이 저를 ‘가재맨’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그때도 똑같은 마음으로 평소랑. 누군가 다쳤을 수도 있으니까”라며 불을 끈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군산소방서는 화재를 막은 정군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달 31일에도 전북 완주군의 한 건물 음식점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중학생 두 명이 건물 안에 있던 노부부를 구출해낸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