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6년간 건설 현장을 떠돌며 궂은 일을 해온 필리핀 근로자가 본국으로 돌아가 정치인으로 탈바꿈한 사연이 화제다.
주인공은 현재 필리핀 루손섬 남부에 있는 소르소곤주의 프리에토디아즈시에서 부시장으로 재임 중인 아본 도말라온(44)씨다.
도말라온은 대학을 졸업한 후 27살 때인 2006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6년간 건설 현장을 돌며 궂은 일을 해 돈을 모았다. 경남 양산, 전남 목포, 부산 등 일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다녔다. 그는 안전한 한국 사회를 보며 필리핀을 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한 후 본국으로 돌아간 도말라온은 곧바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는 2013년 5월 치러진 프리에토디아즈시 시의원에 출마해 당선했고,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에는 부시장에 당선돼 한국에서의 경험을 자국의 발전에 쏟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번 돈으로 수차례 선거를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도말라온은 최근 한국산업인력공단 필리핀 고용허가제(EPS) 센터(센터장 김연홍)가 주최한 고용허가제 설명회 자리에서 직접 자신의 성공담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고용허가 대상 외국인 근로자(E-9)로 한국에 가기 전에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며 “한국에서의 경험이 내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어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사람들은 아주 친절하고 매일 만나는 사람에게도 항상 존경심을 담아 반갑게 인사한다”며 “한국인은 외국인을 차별하지 않고, 필리핀 노동자를 비롯한 해외 노동자와 거리낌 없이 어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말라온은 “한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부시장직을 수행하면서 시민들을 차별하지 않고 존경심을 담아 친절하게 일하고 있다”며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도와준 대한민국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