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초등학생 아이가 있는 40대 남성과 결혼하고 싶다는 딸에게 엄마가 '애를 직접 키워보라'는 처방을 내렸다. 그 결과, 딸이 두 달 만에 남성과 헤어졌다는 사연에 '현명한 엄마'라는 칭찬이 쏟아졌다.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혼 후 딸을 혼자 키운 A씨의 이야기가 올라왔다. 그에 따르면 30세가 되도록 결혼 이야기가 없던 딸이 어느 날 이혼했고, 올해 초등학교 입학하는 여자아이를 가진 마흔살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딸은 "내가 좋은 엄마가 돼주고 싶다. 친모는 연락 두절이라서 아이가 나를 친엄마처럼 따른다"고 말했다. A씨는 이 결혼을 반대해봤자 딸이 알아듣지 않을 것 같아서 "친자식처럼 키울 수 있냐"고 물었다. 잘 키우겠다는 딸에게 "그럼 한 번 키워보라"고 했다.
A씨는 "1월부터 아이만 우리 집에 데려왔다. 딸은 재택근무가 자유로워서 일하면서 키워보라고 했다"며 "아이는 아주 보통의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균적인 여자아이였다"고 설명했다.
딸이 아이를 데려온 이후 A씨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육아를 도와주지 않았다. 아이 식사부터 목욕, 공부까지 딸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결국 A씨 예상대로 딸이 결혼은 고사하고 해당 남성과 헤어지는 결말을 맞았다.
A씨는 "애 아빠랑 같이 있을 때는 착하고 순하기만 한 애가 같이 사니 그게 될 리가 있겠냐"면서 "애는 아침 일찍 일어나 뛰어다니고, 배고프다 하면 딸 깨워서 밥 차리라고 했다. 애는 반찬 투정하고 딸은 처음에는 좀 참다가 애를 혼냈다. 딸이 일해야 하니 만화영화 틀어주고 보라 하는데 몇 시간 동안 보면 금세 점심시간 오고 그럼 딸은 또 밥 차린다"고 했다.
이어 "저는 그 꼴 보기 싫어서 일부러 (밖으로) 많이 나다녔다. 특히 신경 쓰였던 건 우리 집에서 애를 키운다고 했을 때, 아무 말 없이 그러라고 한 애 아빠의 태도였다"며 "애도 아빠를 그렇게 보고 싶지 않아 했다. 주말에 와서 애 데려갈 때 처음에는 양손 두둑이 들고 오더니 한 2주 지나니 그것도 없어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딸이랑도 많이 싸운 것 같더라. 주말에 딸이 쉬고 싶어 했는데 애랑 놀이공원이니 동물원이니 다녀오게 내쫓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보통 딸이 이런 경우엔 피임 시술하고 동거만 하라고 하던데, 제 생각에 효과 없을 것 같았다. 덜컥 애 낳으면 돌이킬 수 없으니까"라며 "1년 정도 지켜보고 허락할까 했는데 두 달도 안 돼서 끝났다. 마음고생 많았지만 잘한 것 같다"고 전했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어머니가 현명하시다", "역시 실전이 중요하다", "자기 딸을 여친 집에 보내 키우게 하는 남자라…알 만하다. 어머니가 따님의 인생을 구제하셨다", "애가 불쌍하다고 하는데 사실 애를 저 지경으로 만든 건 애 아빠", "어머니 강단이 멋지다", "이 방법 좋다.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못 하고 이혼남이랑 결혼한다는 애들한테 써먹으면 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