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을 저출산고령위원회 부위원장에 내정한 것에 대해 여당 대표 후보군에 대한 일종의 교통정리라는 해석이 나왔다.
또 나 전 의원이 부위원장직을 받아들인 건 전당대회보다는 2024년 22대 총선 쪽으로 목표를 수정했다는 신호라는 관측도 있다.
대통령실은 13일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있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나경원(59)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대통령 직속 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에는 석동현(62) 전 동부지방검찰청장을 각각 발탁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은 1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 대해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3일 밤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나 전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교통 정리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 나섰다가 이준석 전 대표에게 고배를 마셨던 나 전 의원은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력 차기 당대표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조사범위를 국민의힘 지지자로 국한했을 경우엔 맨 앞자리에 등장하는 등 만만찮은 경쟁력을 보였다.
나 전 의원도 최근 정치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자주 개진하는 등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몸풀기에 들어간 듯한 모양새를 보여왔다.
이날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당대표는 절대 화합으로 당력을 극대화해 대통령께 힘을 실어주는 체제로 가야 한다"며 "야당이 지나치게 발목잡기를 하는 부분에서는 강경한 대응을 해야 한다. 그런 리더십이 필요하다"라며 자신이 그 적임자임을 에둘러 표현했다.
나 전 의원은 몇몇 인터뷰에서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확답을 피했지만 "반윤은 아니다"라며 당심을 향해 손짓하기도 했다.
또 유승민 전 의원이 '여론 조사 지지율 1위'는 자신이라며 윤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우리당 지지층 지지율 1위는 나"라며 제동을 걸었다.
그러면서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인지, 본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근 언급은 조금 과하다. 자해행위가 되어선 안 된다"며 유 전 의원과 각을 세워 나 전 의원이 당권 도전을 위해 잰걸음하고 있다는 분석을 낳았다.
이런 가운데 나 전 의원이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을 맡게 됨에 따라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옅어졌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 시각이다.
나 전 의원이 차기 전당대회보다는 22대 총선을 겨냥하는 쪽으로 목표를 수정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나 전 의원이 문재인 정부 첫 저고위 부위원장이었던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1대 총선을 앞두고 부위원장에서 물러나 4선고지를 밟는 데 성공한 점도 눈여겨봤을 것으로 판단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