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선동열 빽으로 군대 빠졌다" 야구선수에 악플... 법원 간 후기

2022.09.23 14:38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에서 LG 오지환이 미소 짓고 있다. 2022.9.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프로야구 LG트윈스 오지환 선수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병역특례 논란에 악성댓글을 단 30대 남성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윤양지 부장판사는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4)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4월 오씨 부부 관련 기사에 "안타도 안 치고 군대도 안 가면서" "선동열 잘 이용해 빽써서 군대 빠진" 등 악성댓글을 달아 오씨를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표현은 모욕에 해당하지 않고 피해자를 모욕할 고의도 없었다"며 "설령 모욕죄에 해당하더라도 사회상규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오지환 선수가 2018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 등 불법적인 행위가 개입됐는지에 밝혀진 사실이 없다"며 "오 선수의 병역 면제가 위법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도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으로 뜨거운 논란이 일어났고 당시 국가대표 감독은 국정감사에 출석하기까지 했다"며 "이를 고려하면 A씨가 쓴 '빽'은 불공정 과정을 거쳐 국가대표에 선발됐다고 해석돼 오 선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A씨가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을 비난할 목적으로 댓글을 작성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 선수의 병역 면제와 관련한 사회적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건전한 비판이 아니라 오 선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드러내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A씨가 오지환 선수를 모욕할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고 A씨 범행이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오지환 선수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을 획득, 병역면제 혜택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당시 선동열 대표팀 감독이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끝에 지휘봉을 내려놓는 후폭풍도 있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