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여성 동상을 놓고 외설 논란이 일고 있다. 애국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여성 동상의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주장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일부 여성 정치인은 이 동상이 남성 우월주의 표본이라며 맹비난하며 철거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늘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을 보면 몸매가 드러난 여성 동상은 지난 25일 이탈리아 남부 살레르노주 사프리에서 주세페 콘테 전 총리가 참석한 행사에서 공개됐다. 이 동상은 19세기 이탈리아 시인 루이지 메르칸티니(Luigi Mercantini)의 작품 '사프리의 이삭줍는 사람'을 모티브로 한 작품인데 이 동상은 마치 투명하게 비치는 '시스루 의상'을 입은 것처럼 여성 신체 굴곡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사프리의 이삭 줍는 사람'은 1857년 사회주의자 카를로 피사칸의 실패한 나폴리 원정기를 그린 시다. 시 속에 등장하는 이삭 줍는 여성은 바다를 바라보며 원정에 나섰다가 죽은 300명에 대한 애착을 담아 노래하는 사연이 있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 중도좌파 민주당의 로라 볼드리니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여성에 대한 범죄다. 어떻게 이렇게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한 작품을 받아들일 수 있나"고 비난했다.
이탈리아 팔레르모 지역 민주당 소속 여성 정치인 그룹은 이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민주당 소속 여성 정치인 그룹은 이 동상에 대해 "성적으로 묘사된 우리 자신을 보게 되는 부끄러움을 다시 한 번 느낀다"고 비판했다.
동상을 만든 조각가는 발끈했다.
조각가 에마누엘레 스티파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품을 온전히 나에게 맡겼다면 아예 누드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단지 인체를 사랑한다"고 했다. 작품 제작을 지원한 안토니오 젠타일 사프리 시장도 "작품에 대해 논란이 일어나기 전까지 누구도 작품을 비판하지 않았다"고 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