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부친 손현씨가 경찰 수사에 대해 또다시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하며 "처음부터 지금까지 알고 싶은 건 '우리 아들이 어떻게 물에 들어간 건지' 하나뿐"이라고 밝혔다.
손씨는 14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에 ‘50일과 50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5월 28일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이 50만명 동의가 돌파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많은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 관심이 없었다면 이 사건은 여기까지 오지도 못하고 진작 사고사로 종료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3년간 국민청원 중 20만 이상 도달 청원이 245건이라고 하니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50만의 의미가 감이 안 와서 인구수를 봤더니 제주시보다 많은 인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맨 처음 청원한 이후로 몇 가지가 바뀌었다. 휴대폰은 이상한 경로로 발견됐고 미화원 분이 발견하기 전에 그 긴 기간 동안 어디에 있었는지 묘연하다”며 “장례식장엔 4일째 1시 30분쯤 왔다갔다고 CCTV나 블랙박스는 경찰에서 입수했으나 특이사항은 없다고 한다. 운동화는 버린게 확인됐고 덩달아 티셔츠도 버렸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후 손씨는 경찰 수사에서 의심되는 부분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먼저 그는 “친구가 불러 한밤 중에 나간 제 아들이 불과 세 시간 만에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사진 증거가 있다. 그 사진 찍기 20분 전만 해도 동영상을 찍고 잘 놀고 있었다”며 “목격자 분이 발견 후 어느 정도 지나서 찍으셨기 때문에 격차는 10분 정도 밖에 안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 사진에서 친구는 아래와 같이 있다”고 했다.
또한 경찰수사진행사항 보고서 중 목격자들의 진술 내용 일부를 캡처해 올린 손씨는 "모든 목격자의 공통점은 이 시간대에 정민이가 없고 두 사람의 분리가 이뤄진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손씨는 "제일 어이없는 낚시꾼 제보는 거의 한 장을 할애해서 서술하고 있다"며 "어떻게든 정민이가 들어가길 원하는 것 같으나 부검결과에 있는 머리상처(좌열창 3.3cm, 2.5cm)가 있는 아이가 피를 흘리며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수영하듯 팔을 휘저으며 들어갔다는 것을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손씨는 손정민씨가 당시 착용하고 있던 셔츠의 어깨와 목 부위에서 혈흔이 발견된 것에 특이사항이 없다고 한 점, 술을 마신 적이 거의 없는 친구 A씨가 갑자기 술을 마시자고 한 이유에 대한 답변이 부족한 점, 친구 A씨가 누워있던 손정민씨의 주머니를 뒤적인 이유와 관련해 목격자분과 경찰 발표가 다른 점 등에 이의를 제기했다.
손씨는 "위 사항들은 경찰수사진행사항 발표 중 아직도 이상한 점을 말씀드린 것이고 제가 의혹을 해결해 달라고 한 것은 많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확인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또 "이에 대한 답변을 피의자도 아닌 상태의 변호인에게 듣기보다는, 누군지도 알 수 없는 친척에게 듣기보다는, 충분히 성인이 된 친구 본인에게 듣고 싶다"며 "다만 알고 싶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한강 실종 대학생 고 ***군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공유하며 동의하기를 당부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