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의 수출 실적 부진 속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질주는 계속됐다. 주요 수출 시장인 북미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SUV 인기가 이어지면서 SUV의 수출 비중은 60%에 육박했다.
업계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SUV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차 신형 쏘울 등의 본격적인 선적이 이뤄지면 SUV 수출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계의 SUV 수출량은 138만7691대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전체 승용차 수출 물량의 59.2%에 달하는 수치다. 수출된 승용차 10대 중 6대가 SUV인 셈이다.
같은 기간 승용차 전체 수출 물량(234만2292대)이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들었음에도 SUV는 선전했다.
세단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SUV 활약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소형차 수출은 전년 대비 23.3% 감소한 46만8203대였다. 중형차 수출도 22.6% 줄어든 10만9429대에 그쳤다.
이 같은 인기에 따라 지난해 자동차 수출 순위 10개 모델 중 7개가 SUV였다. 한국지엠(GM) 트랙스는 23만9800대로 1위를 차지했고, 현대차의 투싼(22만8461대)과 코나(20만2779대)는 각각 2, 3위에 올랐다. 기아차 쏘울(14만8349대)과 스포티지(14만4825대)도 10만대 이상 수출하며 선전했다.
달라진 여가 환경 등에 따라 내수 시장에서도 SUV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특히 SUV는 동급 세단차량에 비해 수익성이 10% 이상 높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소형부터 대형까지 라인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쌍용차 렉스턴 브랜드(G4 렉스턴·렉스턴 스포츠)에 이어 팰리세이드가 출시되며 대형 SUV 시장 볼륨도 커졌다.
내수 인기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이 SUV 시장에 주력하며 앞다퉈 경쟁력 있는 모델들을 내놓았고, 해외 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는 소형 및 준중형 모델 외에 팰리세이드, 신형 쏘울 등 다양한 체급의 차량이 본격적인 수출길에 오르면 SUV 수출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르노삼성이 로그의 후속 모델 생산을 배정받지 못할 경우 국내 완성차 전체 수출 실적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로그 수출량은 지난해 르노삼성의 전체 수출 물량(13만7193대)의 78.2%에 육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SUV를 중심으로 수출 전략차종을 집중 배치할 경우 수출 실적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분위기"라며 "다만, 환경규제 강화와 무역분쟁, 수입차 관세 적용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올해 수출 실적이 결정 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