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찍었는데" 몸속 '시한 폭탄' 발견…무슨 병?

입력 2025.03.31 05:00수정 2025.03.31 14:48
'비장 동맥류'…사망률 약 33%
평소 증상 느낄 수 없어 더 위험
"MRI 찍었는데" 몸속 '시한 폭탄' 발견…무슨 병?
깨끗한 결과를 예상하며 재미 삼아 받았다는 MRI 검사에서 생각지도 못한 질환을 진단 받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MRI=자료사진. 게티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예방차원에서 재미 삼아 받았다는 MRI 검사에서 생각지도 못한 질환을 진단 받은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여성 사라 블랙번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이 받은 '프레누보' 스캔 경험을 공유하며 이른바 '몸속 시한폭탄'을 발견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당시 블랙번은 단순한 예방 차원의 검진이라 생각하고 2,500달러(약 337만 원)을 들여 프레누보 검사를 받았다. 프레누보는 주요 장기와 뇌·척추 등을 한 번에 스캔하는 전신 MRI로,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자비 부담이 크지만 조기 질환 발견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블랙번은 "이때 나는 하루를 셀프케어 날로 보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술복을 입고 사진을 찍고, 넷플릭스를 시청하며 검사를 마쳤다"고 전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며칠 뒤 받은 결과 리포트에는 '비장 동맥류', 즉 비장으로 가는 혈관에 치명적인 동맥 부풀음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파열 시 사망률 약 33%

해당 질환은 파열 시 사망률이 약 33%에 달하는 매우 위험한 상태다. 블랙번은 이 사실을 확인한 후 공황 상태에 빠졌고, 즉시 응급실로 달려가 진단 내용 설명을 받았다. 이후 추가 검진을 통해 동맥류가 두 개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의료진은 블랙번 혈관의 크기와 위치상 비장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비장은 감염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생존에는 필수 장기는 아니며, 적절한 관리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결국 블랙번은 의료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현재는 회복 중이다.

블랙번은 "이 검사를 통해 미리 알게 된 건 정말 감사한 일"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동시에 극심한 건강 불안을 겪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검사를 추천하긴 어렵다. 특히 원래 건강 염려가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한 시한폭탄…'비장 동맥류'


비장 동맥류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지만, 한 번 파열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혈관 질환이다.

비장 동맥은 복부의 주요 장기 중 하나인 비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다. 해당 부위에 동맥류가 생기면 혈관 벽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며 파열 위험을 높인다. 비장 동맥류는 복부 내에서 비교적 흔한 내장 동맥류 중 하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어 진단이 어렵다. 특히 발견 시에는 이미 위험한 상태인 경우도 많다.

국제 의학 문헌에 따르면, 비장 동맥류는 내장 동맥류 중 두 번째로 흔한 형태다. 전체 내장 동맥류의 약 60%를 차지한다. 특히 여성, 다산 경험이 있는 사람, 고혈압 등 환자에게서 더 높은 발생률이 보고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 아무런 증상 느끼지 못해 더 위험

비장 동맥류가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침묵의 질환'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 채 생활하다가, 정기 건강검진이나 다른 문제로 시행한 MRI, CT 등 복부 영상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파열 시 매우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비장 동맥류가 터질 경우, 복강 내 대량 출혈이 발생한다.
이는 급성 복통, 혈압 저하, 쇼크, 심지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는 동맥류의 크기와 증상 유무, 파열 위험성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2cm 이상이거나 성장 속도가 빠른 경우,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이라면 수술 또는 혈관중재 시술이 권장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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