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박은비 심지혜 기자 = 토막광고나 중간광고 같은 TV광고 형태에서 탈 TV광고 형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 이어 티빙이 도입한 광고요금제가 이같은 흐름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2027년에는 넷플릭스 전 세계 이용자의 58%가 광고요금제를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쿠팡플레이, 웨이브, 왓챠 등도 광고요금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책임연구위원은 지난 26일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가 개최한 제1회 미디어 이슈와 콘텍스트 행사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강 위원은 광고요금제가 등장한 배경으로 OTT 이용자층이 라이트·헤비, 가격민감·비민감층 등 세분화·다양화되면서 단일 요금제로는 수요를 포괄하기 어려운 상황을 거론했다.
강 위원은 "OTT 다중구독이 활발해졌고, 고물가, 경기 침체 속에 이용자들이 총지출을 줄이려는 경향도 뚜렷하다"며 "(이로 인해) 진입장벽이 낮은 저가형 신규 요금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위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의 55%가, 티빙은 지난해 상반기 30~40%가 광고요금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요금제는 콘텐츠를 보는 동안 광고에 노출되는 대신 기존 요금제에 비해 20~40% 저렴한 게 특징이다. 넷플릭스와 티빙의 광고요금제는 각 5500원 수준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 결과에서 지난해 OTT 유료이용자는 월 평균 구독료로 1만5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OTT에 쓸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만5191원이라고 답변했다.
강 위원은 "이 최대 지불 의사 비용이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광고요금제를 도입하는 OTT가 많아지면 이용자가 구독할 수 있는 OTT 서비스도 많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 위원은 이어 "OTT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광고요금제가 사업자에게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요인이 된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대부분의 OTT 서비스가 광고요금제를 다 도입한다고 하면 유료 이용자의 최대 지불 임계치를 넘을 수 있고, 그렇게 됐을 때는 장기적으로 일부 서비스만 선택받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광고를 받아들이면서 광고요금제를 선택하는 이용자층은 아무래도 이용 빈도는 높지만 몰입보다는 가벼운 장르, 예능이나 짧은 드라마, 애니메이션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며 "스포츠의 경우는 중간 쉬는 텀에 광고를 보는 게 이미 굉장히 익숙한 장르"라고 설명했다.
강 위원은 국내에서 스마트폰으로 OTT를 시청하는 사람이 많아 단순히 디지털광고가 아니라 방송광고, 모바일광고 속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이용자의 시청 흐름 단절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며 "지속적으로 광고 퀄리티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심리적 저항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원수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부회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똑같은 비용을 내는데 OTT 요금제를 쓸지,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할지 경쟁하는 것"이라며 "넷플릭스 경쟁자는 다른 OTT사업자가 아니라 유튜브가 시간점유율을 경쟁하는 가장 큰 경쟁자로 젊은 소비자들이 어떤 걸 선택할지가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내에서 광고요금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넷플릭스는 새로운 광고 형태를 선보이고 있다. 광고시간을 15·30초 중심에서 10·20·60초를 추가했고, 재생 중인 영상을 5초 이상 일시정지하면 광고를 노출하는 일시정지 광고도 있다.
몰아보기 광고의 경우 에피소드 3개를 연속 시청하면 4번째 에피소드는 광고 없이 볼 수 있어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광고 내 QR코드를 삽입하거나 타이틀 스폰서십 등을 운영 중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춘 넷플릭스 한국광고사업부문 디렉터는 "올해 넷플릭스 광고 사업의 의미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올해 2분기 중 국내에 넷플릭스가 광고 운영 고도화를 위해 자체 개발한 에드테크 플랫폼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세분화된 타기팅이 가능한 것과 더불어 다양한 광고 포맷 도입, 고도화된 성과 측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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