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생존자가 전한 급박했던 상황 "브레이크를 못 밟아서..."

입력 2025.03.26 05:20수정 2025.03.26 10:25
싱크홀 생존자가 전한 급박했던 상황 "브레이크를 못 밟아서..."
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한영외고 앞 도로에서 발생한 싱크홀에 흰색 카니발 승용차가 빠지는 듯 하더니 다시 튕겨나오는 모습. 출처=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

[파이낸셜뉴스]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차량 운전자가 “운전 도중 어디서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25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전날 흰색 카니발 승용차를 타고 사고 지역을 지나간 허모(28)씨는 “천둥소리와 함께 10초 정도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앞에는 차가 한 대도 안 보였고, 뒤를 돌아보니 커다란 구멍이 보였다”고 말했다.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허씨 차량은 싱크홀이 발생하는 순간 구덩이에 빠지는 듯 싶더니 다시 튕겨나와 도로 위에 멈춰섰다. 이후 차 뒷 부분의 도로가 추가로 붕괴됐다.

허씨는 “구멍에 다시 차가 빠질까 봐 앞으로 가려는데 차가 움직이지 않고 문도 열리지 않아 창문으로 겨우 빠져나왔다”며 “브레이크를 밟을 틈도 없이 사고가 발생했다. 오히려 차가 멈추지 않고 앞으로 계속 달린 덕분에 싱크홀에 추락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사고로 허 씨는 오른쪽 허리, 다리, 머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강동구 둔촌동에서 사는 허 씨는 사고 지점을 매일 출퇴근 길에 지나다녔다고 한다. 사고 당일에도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이었다.


앞서 전날 오후 6시 29분쯤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선 지름 20m, 깊이 20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허씨가 부상을 입고,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실종됐었다.

오토바이 운전자 30대 남성은 사고 발생 약 17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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