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벌 팬티 필수" 유명 가수도 고백한 고질병…'악취'로 수치심 느껴 우울증 불러

입력 2025.03.17 06:00수정 2025.03.17 08:22
"여벌 팬티 필수" 유명 가수도 고백한 고질병…'악취'로 수치심 느껴 우울증 불러
이홍기. 사진=유튜브 채널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밴드 FT아일랜드 보컬 이홍기가 지난 13일 화농성 한선염 환자들의 일상을 응원하는 웹드라마 '보통의 날' 선공개 시사회에 참석해 어린시절부터 앓고 있는 오랜 고질병에 대해 털어놨다.

이홍기 "너무 아파서 촬영 중간에 나간 적도 많다"


이홍기는 "연습생 시절 화농성 한선염이 발병하면 진통제, 소염제는 듣질 않고 연고를 발라야 하는데 FT아일랜드 멤버들이 비닐봉지 장갑을 끼고 발라주곤 했다"며 "너무 아파서 서 있을 수 없어 촬영 중간에 나간 적도 많다. 예능 프로그램하는 것 보면 제가 중간에 없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촬영이 있었을 때는 매니저들이 여벌 속옷을 준비했다"며 "너무 아프더라도 어쩔 수 없이 촬영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충격이 오지 않게 스펀지 패드를 덧대기도 했다. 원래 출연하기로 했던 촬영이나 공연을 취소하기도 해 스스로에게 나쁜 말을 했던 적도 있다"고 했다.

통증 동반한 염증성 결절·악취 나는 농양 등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


'화농성 한선염'은 통증을 동반한 염증성 결절과 악취가 나는 농양, 누관(터널)의 병변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주로 엉덩이,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 피부가 접히고 민감한 부위에 자주 발생하며 영구적인 흉터를 남긴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하기에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염증은 통증과 악취, 분비물 등을 동반하기에 환자들의 수치심을 유발한다. 화농성 한선염 환자들은 비 환자 대비 우울증과 자살 비율이 높다.

원인을 모른 채 통증이 지속되면서 타인에게 말로 상처를 받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등 정신적 고충도 상당하다. 주로 질환에 대해 모르는 일반인이 단순 종기 또는 여드름으로 오인하고 비난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홍기는 "사회생활 이후 제일 먼저 들었던 말이 '왜 컨디션 관리를 못해서 그 지경까지 만드느냐'였다"며 "어느 시점에 증상이 생길지 예측할 수 없는 게 가장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엉덩이와 사타구니 쪽에 아직도 증상이 남아 있는데, 정말 말로 표현이 안 되는 아픔이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종기'라고 칭하는 등의 여러 말들로 인해 상처를 많이 받았고, 상처를 받기 싫어서 싸우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완치는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 받으면 증상 완화할 수 있어


이는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아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는 "화농선 한선염 환자들 중 정신적인 불편함이 생기는 것은 진단이 늦어져서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발병 초기에 환자들이 질환을 제대로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의 발생률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화농성 한선염은 경증·중등증·중증으로 나뉜다. 완치는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질환 인지도가 낮고 사회 인식이 부정적이기에 병원 내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화농성 한선염의 치료 옵션은 약물요법과 외과적 수술법이 있다. 약물요법에는 항생제, 연고(국소치료제), 생물학적 제제 등이 있다. 경증의 경우 항생제나 연고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중등도 이상 환자는 생물학적 제제 사용이 권고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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