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도 안전하다고 해서 먹은 약, 알고 보니... 소름

입력 2025.03.07 07:45수정 2025.03.07 13:54
임신부도 안전하다고 해서 먹은 약, 알고 보니... 소름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임신 중 산모가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면 아이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 중에 사용 가능한 약물 중 하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서는 '저위험 약물'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임산부의 약 41~70%가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ADHD,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아이의 부정적인 신경발달과 연광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이 2006년부터 2011년 사이 임신부 307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ADHD 유병률은 18%다. 비복용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ADHD 유병률 보다 무려 3.15배 높다. 특히 태아가 딸인 경우 ADHD 발병 가능성이 6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이 소아 ADHD에 영향을 끼치는 분자적 경로를 찾기 위해 174명의 태반 유전자를 추가 분석했다.

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은 면역 체계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특히 태반 유전자의 ‘면역글로불린 중쇄 상수 감마 1(IGHG1)’라는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IGHG1 발현 증가는 통계적으로 ADHD 진단과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건강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멘탈 헬스(Nature Mental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

아세트아미노펜에 노출된 태아의 장기적 신경발달에 대한 추가 연구 시급


한편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을 핵심 증상으로 하는 신경 발달 장애다. ADHD는 아동기에 주로 발병하지만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면 성인이 돼서도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다.

현재 FDA 등 의약품 관리 기관은 아세트아미노펜을 위험성 낮은 약물로 분류하고 있지만 태아기 노출 시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나 자폐증 등 신경발달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지난 2023년 타이레놀과 다른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진통제 제조업체를 상대로 400여 건의 소송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미국 맨해튼 지방법원은 자폐증과 ADHD를 앓고 있는 자녀를 둔 가족들이 존슨앤드존슨의 의약품 판매 자회사 켄뷰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타이레놀’ 복용이 자녀의 자폐증과 ADHD를 일으킨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결 했다.

이에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임신부의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소아 ADHD 발병 간 연관성을 확인한 이전 연구들의 편향 우려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세트아미노펜에 노출된 태아의 장기적인 신경발달 영향과 관련해 추가 연구가 시급하다. 특히 이 약물을 임신 중 사용 가능하다고 허가한 FDA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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