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을 어기가 시작된 지난달 연평어장의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줄어 어민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달 연평어장의 꽃게 어획량은 15만25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만3292㎏의 48.7%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가을 꽃게 어획량이 급감한 원인은 올여름 서해 연안 수온이 이례적으로 높아져 꽃게 어장이 넓게 분산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서해 연안 수온은 지난달에도 최고 28.8도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 최고 수온 26.6도보다 2.2도 높았다.
이수정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연구사는 "지난해에는 황해저층냉수가 연안으로 깊게 유입돼 꽃게 어획량이 많았다"며 "올해는 황해저층냉수 영향이 크지 않았고 고수온 현상이 이어지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어획량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인근 해상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이 늘어난 점도 어민들의 걱정거리다.
올해 9월 서해 NLL을 침범한 중국어선은 하루 평균 156척으로, 지난해 같은 달 하루 평균 123척보다 26.8% 증가했다.
휴어기인 지난 7∼8월에는 서해 NLL 침범 중국어선이 60척 정도에 불과했지만, 가을 조업이 시작된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이달 들어 하루 평균 177척까지 늘었다.
중국어선들은 주로 야간이나 기상이 나빠 해경의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NLL을 침범해 불법 조업을 하다가 단속이 나오면 NLL 북측으로 달아난다.
최근에는 기존 목선보다 큰 철선들이 등장해 짝을 지어 그물을 끄는 쌍타망 방식으로 싹쓸이 불법 조업을 하고 있다.
박태원 전 연평도 어촌계장은 "요즘은 대형 중국어선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중국 배들이 한 번 쓸어가면 많은 양의 어종을 잡아가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된다"고 토로했다.
해경은 현재 서해5도 인근 해상에 500t급 경비함정 3척과 대형 함정 1척, 특수진압대 3개 팀 등을 투입해 불법 조업을 단속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대청도 특정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430t급 철선 2척 등 중국어선 4척이 해경에 나포됐으며, 이들 어선에서는 많은 양의 까나리 등 어획물이 발견됐다.
해경청은 중국어선 단속 강화를 위해 이달 중순부터 대형 경비함정 4척과 헬기 등 다양한 세력으로 구성된 단속 전담반을 가동할 계획이다.
해경청 관계자는 7일 "오는 16일부터 저인망 중국어선들이 서해 배타적경제수역 허가 수역에서 본격적으로 조업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이에 맞춰 기동 전단을 운영해 선제적으로 단속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