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빨리 먹거나 자극적인 음식 즐기면..

입력 2023.12.03 06:00수정 2023.12.03 09:13
음식을 빨리 먹거나 자극적인 음식 즐기면..
ⓒ News1 DB


음식을 빨리 먹거나 자극적인 음식 즐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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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불규칙한 식습관, 풀기 힘든 스트레스, 밤늦도록 이어지는 회식에 현대인의 위와 식도가 망가지고 있다. 속이 쓰리거나 가슴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들고 음식만 먹으면 더부룩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식도염이나 위염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술자리가 많은 연말 식도염과 위염 환자가 늘어난다. 알코올은 뇌를 마비시켜 포만감을 느끼는 호르몬 생성을 막아 과식과 과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식과 과음을 하면 위산으로 인한 식도와 위 점막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몸속 염증은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더 심해지고 치료가 힘들어지며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만성화되기 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3일 박종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에 따르면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음식물을 먹으면 소화할 시간도 없이 잠자리에 들게 된다. 이때 십이지장으로 내려가지 못한 음식물은 식도를 타고 올라온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식도가 고장 난다.

정상이라면 음식물을 삼킬 때만 식도와 위 연결 부위가 열려 음식물이 식도를 따라 위로 내려간다. 음식물이 식도를 타고 다시 올라올 수 없다. 다만 여닫이문 역할인 하부식도괄약근에 문제가 생기면 경계 부위가 닫히지 않아 역류성식도염 증상이 나타난다.

이에 따라 평소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는 게 좋고 연말 술자리에서도 과식과 과음을 피해야 한다. 박 교수는 "금주와 금연, 식사 후 바로 눕지 않기 등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며 "고통이 심하면 외과적 수술이나 내시경 시술을 고려해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역류성식도염의 약물 요법으로는 프로톤펌프 억제제(PPI) 복용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돼 약을 다시 끊으면 재발할 수 있어 늘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통해 간단히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그 중 '스트레타' 치료법은 입에 내시경을 넣은 뒤 주파수의 전기에너지를 공급해 느슨해진 하부식도괄약근 수축력을 강화한다. 헐렁해진 식도 아랫부분을 절제해 좁게 만드는 '항 역류 내시경수술'도 있다.

식도염과 함께 직장인을 괴롭히는 염증 질환 중 대표적인 게 위염이다. 위염은 심한 스트레스, 과음, 흡연, 과식, 음식을 빨리 먹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때문에 발생한다.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위염은 명치 부위 통증과 복부 불편감, 속쓰림 등의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통증 위치나 양상만으로 급성 췌장염이나 급성 담낭염과 구분이 어려울 수 있어 복부 초음파나 위내시경 검사를 통한 진단이 중요하다.

만성 위염은 위 점막 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진단된다. 만성 위염은 대개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일부 환자는 과식하거나 맵고 짠 음식을 먹을 경우 더부룩함, 복부 불쾌감, 윗배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만성 위염이 오래되면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위 점막이 장 점막처럼 변함)으로 이어져 위암을 초래할 수 있다. 위축성 위염은 위 점막이 만성 염증으로 얇아진 상태를 말한다.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나희경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 위염을 예방하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있는 경우 제균 치료를 해야 한다"며 "음식을 천천히, 적당히 먹고 자극적인 음식은 최대한 피하고 덜 짜게 먹는 등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고 금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 교수는 위산분비억제제, 위장 점막 보호제 복용 등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면서 "생활 습관을 한 번에 개선하기는 어렵지만, 만성화되면 반복적인 증상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무엇보다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인 내시경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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