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제도를 간부 대상 상담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개편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병사보다 간부들의 극단적 선택 사고가 많은 실정을 고려한 조치다.
14일 군 당국에 따르면 육군은 최근 '병영생활전문상담관 효율적 운영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육군은 "최근 5년 동안 육군의 극단적 선택 사고 중 간부가 전체 사고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간부 상담 확대 필요성이 증가되고 있다"며 "육군의 제한된 상담인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이번 연구용역을 추진한 배경을 설명했다.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제도는 군복무 부적응자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08년 전군으로 확대됐다. 국방부에서 승인한 육군 상담관 인가는 간부와 병사 구분 없이 502명이다. 상담관 1인이 맡는 인원이 평균 850명에 달하지만 현재 더 이상의 상담인력 확대는 제한되는 상황이라고 육군은 전했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는 극단적 선택을 한 병사와 간부가 각각 58명과 36명이었으나, 2015년 22명과 31명으로 역전됐다. 2020년 극단적 선택을 한 병사와 간부는 각각 15명과 25명이었고, 최근에도 간부 사고가 병사보다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병영생활상담관을 간부와 병사 신분별로 구분해서 운영할 때와 통합 운영할 때 각각의 효과를 분석해 최적의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간부들이 기존보다 더 많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육군은 시범운영 중인 간부전담상담관 제도를 계속해서 운영할 것인지, 혹은 간부와 병사 구분 없이 통합해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비교분석도 할 예정이다.
또한 7월 이후 육군에서 운영하는 간부상담지원센터와 국방부에서 추진 중인 익명 상담프로그램과 연계한 고층간부 효율적 상담 지원 방안에 대한 분석도 연구용역을 통해 수행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간부가 상담을 받게 되면 '문제 있는 간부'로 낙인 찍혀 진급에 불리할 수 있다는 잘못된 현장 분위기를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며 "상담실의 문턱을 낮출 수 있도록 부대 지휘관 대상 교육도 강화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육군은 전시에 소요되는 상담인력을 어떻게 획득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할 계획이다. 평시 운용 중인 상담인력은 대부분 전시에 계약이 해지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평시 상담관을 전시 상담군무원으로 신분을 전환해 활용하거나 국방기술인력동원자원 자격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