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부산경찰청은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며 정유정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을 공개했다.
이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유정 살 빼고 화장했을 때 사진’, ‘정유정 안경 벗겨봤다’ 등의 제목으로 정유정의 얼굴을 포토샵으로 수정한 사진들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앞서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정유정 원본 사진에서 안경이 벗겨져 있거나, 활짝 웃고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수정한 사진을 올린 누리꾼 중에는 “출소 후 안경 벗고 활동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취지의 글을 남긴 이도 있었으나, 일부 누리꾼들이 “안경 벗고 꾸미니 예쁜 듯”, “인기 있을 얼굴이다”등 댓글을 남겨 논란이 됐다.
전문가 역시 이러한 행위를 제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정유정의 포샵 사진 논란을 다룬) 기사를 봤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요즘은 워낙 그런 사진을 가지고 장난치는 일들이 많다 보니까, 능욕 사진부터 시작해서 합성해서 막 사람들을 놀리고 이런 일들이 일반화가 돼서 사진을 오픈하는 순간에 틀림없이 가공될 거다라는 예상은 했다”면서 “신상공개제도를 이렇게 내버려둬도 되느냐 하는 이야기하고도 같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신상공개제도는 공적인 영역에서 공적인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는 제도인데 문제는 그렇게 해서 사진을 오픈하니까 그걸 거지고 온라인에서 마구잡이로 변형을 해서 서로 주고 받고 희희낙락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라며 “그러면 이 사진을 공개하는 기본적인 목적이 무엇인지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지금 아예 어떤 지침을 아주 분명하게 만들어서 불법촬영물을 찍으면 되는 건 당연히 아니고 유포도 시키면 처벌하지 않느냐”며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을 손질해서 편집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지 않는 이상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절제를 할 수 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이 교수는 정유정은 신상이 공개됐지만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는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신상공개 요건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는)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이 큰 사람인데 신상공개가 안 되니까 한 유튜버가 사적 제재를 하는 등 신상공개 제도의 적절성을 놓고 논쟁이 되는 상황”이라며 “(법원 판결 후) 성범죄자 신상이 등록되면 공개될 수는 있겠으나 1년 이상 기다려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