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수원 세 모녀' 비극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통해 위험징후 대상 가구에 포함됐지만, 연락두절·소재불명 등을 이유로 관심 밖에 놓인 이들의 수가 1200명 가까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위험가구'로 선정되더라도 실제 지원이 이뤄진 경우는 2명 중 1명꼴로, 기초생활보장제도나 차상위 지원 등 빈곤에서 벗어나기까지 안정적인 복지혜택을 지원받은 경우는 100명 중 3명에 그쳤다.
25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비례)실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단수·단전·건강보험료 체납 등 34개 기준에 의해 보건복지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은 52만3900명이다.
이 중 수원 세 모녀와 같이 복지 사각지대 시스템에 의해 '위험징후' 대상 가구로 분류됐지만, 연락두절·소재불명 등으로 관심 밖에 놓인 대상자 수는 지난 5월까지 집계로만 1177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의 관리 안으로 들어오더라도 실제 지원혜택은 절반에만 돌아갔다. 52만3900명 중 실제 지원까지 이어진 경우는 27만1102명(51.8%)이었다.
그나마도 기초생활보장이나 차상위 지원과 같은 안정적 지원을 받은 경우는 전체 2.9%에 불과했다. 정부의 긴급복지 지원(1.2%)이나 복지 바우처(9.4%) 등 단기 또는 일시 지원만 받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종성 의원은 "정부가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실적만 강조할 게 아니라 안정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송파 세모녀 사건 이후 굉장히 많은 정책 변화가 이뤄졌지만, 지금처럼 사각지대를 발견할 인력에 한계가 있는 한 제대로 된 역할(발굴)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복지공무원을 늘리는 게 어렵다면 주민센터 인력 대다수를 복지에 투입하는 방향으로 업무분장을 새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복지부는 현행 법령상 아동·치매노인·정신장애인 실종에만 한정된 개인 위치추적을 위기가구에까지 허용하는 법률 개정 등을 포함한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놨다.
경찰 수사기법과 정보 등을 활용한 위기가구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보다 촘촘한 위기가구 발굴을 위해 사회복지시스템상 과거 2년 동안 연체 금액이 1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였던 부분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장 9월부터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에서 입수하는 위기정보도 현행 34종에서 39종으로 확대한다. 여기에는 중증질환 신정 특례, 요양급여 장기 미청구, 장기요양 등급, 맞춤형 급여신청 여부, 주민등록 세대원 정보가 새로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