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봉 앞지른 SK하이닉스, 얼마인가보니

입력 2022.07.17 06:00수정 2022.07.17 10:08
삼성전자 초임 5150만원보다 150만원 ↑
인력 부족에 '반도체맨' 몸값 폭등
추경호 부총리 "물가안정 위해 대기업 임금인상 자제"
삼성전자 초봉 앞지른 SK하이닉스, 얼마인가보니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엔지니어가 근무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의 초임이 삼성전자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년간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생산라인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인력 태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임금 치킨게임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이저 2사 임금협상 마무리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기술사무직 노조는 올해 평균 임금을 지난해 연봉 대비 5.5% 올리고, 추가로 기준급을 월 10만원 정액 인상하는 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임금인상률은 개인별 고과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월 기준급 10만원 인상은 평균 고과 기준으로 연봉 200만원 인상의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노사가 잠정 합의한 SK하이닉스의 임금인상안은 노조원의 동의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지난 1월 회사는 주니어급인 커리어레벨(CL) 2·3은 2%를, 시니어급인 CL 4·5는 2%+α를 선지급한 바 있다. 과거에는 노사가 임금교섭을 합의해 타결한 후 최종 인상률을 한꺼번에 소급 적용했으나 임금교섭 진행 중에도 양측이 정한 선조정 인상률을 적용해 해당분을 우선 지급하고 있다. 매년 임금조정 시점이 늦어지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일부를 먼저 지급하는 것으로, 이직이 잦은 연초에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이후 SK하이닉스 노조는 올해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기본급 기준 12.8%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과 교섭 과정에서 결국 이같은 최종 정률·정액 인상을 수용했다.

삼성전자 초봉 앞지른 SK하이닉스, 얼마인가보니
SK하이닉스 생산라인 풍경
신입 보수도 '억소리' 개봉박두

SK하이닉스 노사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본지 취재 결과 SK하이닉스의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은 5300만원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5040만원보다 260만원 많아졌다. 초호황을 기록한 지난해 이 회사의 신입사원들은 각종 성과급을 합쳐 9000만원 중후반대의 보수를 챙겼다. 초임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이제는 '신입 1억원 시대'도 가능해졌다.

이는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 초임을 웃도는 수준이다. 앞서 4월 삼성전자 노사는 초임을 기존 4800만원에서 5150만원으로 인상했는데 석달 만에 SK하이닉스가 다시 앞지른 것이다.

다만 양사의 임금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만 하지만 삼성전자는 가전과 스마트폰 등 완제품 부문의 직원들도 같은 초임을 줘야 한다"며 "삼성전자 반도체부품(DS) 부문이 안고 있는 딜레마"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초봉 앞지른 SK하이닉스, 얼마인가보니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경총을 방문한 추경호 경제부총리(오른쪽)가 손경식 경총회장과 이야기를 나누며 회의실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팍팍해진 국민 삶, 여론은 '싸늘'

심각한 반도체 인력난이 임금 인플레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물가안정을 위해 기업들에게 경쟁적 임금인상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소위 '잘 나가는' 대기업들이 인재 확보라는 명분으로 경쟁적으로 임금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최근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고려해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개입이 부당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미 고임금인 반도체업 종사자들을 집단 이기주의로 보는 여론도 만만찮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13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물가가 올라가니까 임금상승 압력도 같이 받는 게 장기적으로 (기업을 하는 데) 제일 어려운 과제인 것 같다"면서 "특히 사람을 많이 쓰는 중소기업 쪽에서 훨씬 더 어려움이 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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