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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8개 중 딱 1개만"… 실력도 없는데 하늘마저 버린 홍명보호

32강행 9개의 경우의 수 중 단 3개만 적중하면 생존… 8경기 진행된 현재 맞은 것은 단 1개뿐
스페인 승리 제외하고 모조리 '역배' 터지는 기막힌 불운… "짜증을 넘어 참담"
자력 진출 걷어찬 홍명보호의 죗값이라기엔 너무도 잔인한 우주의 기운

2026.06.28 11:00  


[파이낸셜뉴스] 솔직히 인정하자. 우리가 못했다. 피파랭킹 61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1로 무너진 것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포장할 수 없는 최악의 졸전이었다. 자력으로 32강 진출을 확정 짓지 못하고 남의 나라 바짓가랑이를 붙잡게 된 것은 전적으로 홍명보호의 뼈아픈 실책이다.

하지만, 아무리 우리가 밥상을 걷어찼다고 해도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은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이건 짜증을 넘어 참담할 지경이다. 실력도 없던 한국 축구를, 이제는 하늘마저 철저하게 버렸다.

한국 축구가 32강 마지노선에 탑승하기 위해 기댈 수 있었던 '경우의 수'는 총 9개였다. 타 구장 경기들 중 우리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의 수 말이다.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대회 시스템상, 9개의 주사위 중 단 3개만 우리의 바람대로 떨어져도 한국은 32강 산소호흡기를 달 수 있었다. 통계 매체들이 한국의 생존 확률을 90% 가까이 짚었던 것도 이토록 널널한 경우의 수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축구 팬들을 조롱하는 듯한 지독한 '엇억억'의 연속이었다. 현재까지 9개의 경우의 수 중 8경기가 치러졌는데, 한국의 간절한 기도대로 적중한 경기는 '스페인의 우루과이전 1-0 승리' 단 하나뿐이다.

나머지 7경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완벽하게 한국의 목통을 조이는 방향으로만 결과가 나왔다. 에콰도르가 독일을 잡는 대이변이 터지고, 무조건 승패가 갈려야 했던 일본-스웨덴, 호주-파라과이전은 야속하게도 무승부로 끝났다. 세네갈은 이라크를 5-0으로 융단폭격하며 골 득실을 갉아먹었고, 이란은 이집트와 비기며 기어이 한국을 8위 턱걸이로 밀어내더니, 믿었던 가나마저 크로아티아에 역전패를 당했다.

동전 던지기를 해서 7번 연속 뒷면만 나올 확률. 그 기막히고 끔찍한 불운이 하필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의 명운을 덮친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우리 스스로 못해서 떨어진 주제에 누굴 탓하느냐"고 냉소할지 모른다. 맞는 말이다.
누굴 탓할 자격조차 잃어버린 졸전이었다. 하지만 최소한의 기적조차 허락하지 않고, 8개의 주사위 중 7개를 철저하게 빗나가게 만든 이 잔인한 '우주의 기운' 앞에서는 깊은 허탈감과 짜증이 밀려오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

실력도 잃고 운마저 잃어버린 대한민국 축구. 5천만 국민의 가슴을 새까맣게 태워버린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끝자락은, 축구의 신마저 철저히 등을 돌린 가장 참담하고 비참한 기억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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