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교사는 빼고 학생끼리..." 황당한 '스승의 날 케이크' 지침

경북교육청, 청탁금지법 안내 배너 올렸다 뭇매
교사-학생은 '직접적 이해관계'...원칙적으론 케이크 제공 불가

2026.05.14 05:41  




[파이낸셜뉴스] 스승의 날을 앞두고 경북교육청이 일선 교사들에게 배포한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안내문이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스승의 날 기념 케이크를 학생들끼리만 나눠 먹고 교사에게는 주면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다.

14일 교육계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전날 소셜미디어(SNS) 스레드 등에는 경북교육청이 최근 교사 업무 포털에 게시한 '헷갈리는 청탁금지법 완벽 정리'라는 제목의 안내 배너 사진이 확산했다.

해당 배너는 '스승의 날, 케이크 파티 불가능?', '카네이션 생화는 불법인가요?' 등의 문구를 띄우며 교사가 받을 수 있는 선물과 행위의 허용 범위를 규정했다.

문제가 된 것은 케이크 파티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었다. 교육청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케이크 파티를 할 경우 학생들끼리 나눠 먹는 것은 가능하지만, 교사와 함께 나눠 먹거나 교사에게 케이크를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와 함께 카네이션 역시 학생 개인이 직접 교사에게 전달하는 행위는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스승의 날에 선생님은 못 드시는 케이크를 학생들끼리 나눠 먹으면서 대체 뭘 배우겠느냐", "케이크 한 조각 나누는 것이 청탁이라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 "스승의 날 파티를 하고 정작 선생님께는 드리지 못하는 게 무슨 스승의 날이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도 비현실적이고 교권의 사기를 꺾는 행정이라는 항의가 빗발쳤고, 결국 해당 안내 배너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게시가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대중의 공분과 별개로 현행 청탁금지법의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 교육청의 안내가 법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학생에 대한 평가와 지도를 담당하는 담임교사나 교과 담당 교사는 학생·학부모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가액 기준(5만 원 이하)과 무관하게 스승의 날 케이크를 비롯한 어떠한 금품이나 선물 제공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카네이션 역시 학생 대표 등 대표격인 인물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제한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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