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불 노리는 배달거지, 제육볶음 시키면서 요청사항에..

악성 민원에 자영업자들 한숨

2026.03.14 06:00  
[파이낸셜뉴스] 배달 주문이 늘면서 억지로 트집을 잡아 음식값을 환불 받으려는 이른바 ‘배달거지’가 함께 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정당한 불만 제기와 달리 환불을 노린 고의성 민원이 반복되면서 영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14일 소상공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배달기사 요청 미이행을 이유로 환불을 요구하거나, 메뉴 주문이 일부만 잘못 됐는데도 전체 환불을 요구하는 등 고의로 음식값을 내지 않는 '배달거지'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벨을 누르지 않았다며 배달기사의 요청 미이행을 신고하겠다는 글에 따르면 벨은 누르지 않았지만 배송 완료 사진과 함께 문자까지 보냈는데, 이를 이유로 환불을 요구하는 것은 억지 아니냐는게 배달 기사의 입장이다.

또 주문한 음료수가 없다며 음식까지 다시 가져다 달라고 요구하거나, 여러 메뉴 중 1개가 잘못 갔는데도 주문 전체 환불을 요구하는 민원도 있다는 등 다양한 진상 소비자 행태가 고발됐다.

최근엔 요청사항에 일부러 다른 메뉴를 언급해 혼선을 유도하는 방식이 공유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제육볶음을 시키면서 요청사항에 '김치찌개가 너무 맛있어서 재주문한다'라고 써두면 메뉴를 헷갈릴 수 있어 다른 메뉴 하나를 더 먹을 가능성이 높다는 글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어서다.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일부러 헷갈리게 만들어 환불로 이어지게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배달앱이 고객 요청 사항을 대부분 받아주는 구조가 오히려 ‘배달거지’를 양산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환불·보상 과정에서 판매자 부담이 커지는 경험이 누적되면서, 정상적인 장사까지 더 힘들어졌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서울 관악구에서 제빵점을 운영하는 업주가 배달 플랫폼으로부터 ‘주문 취소’ 통보를 받은 뒤, 배달기사로부터 주소를 확인해 경찰을 대동하고 주문자를 직접 찾아간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소 사유는 음료가 쏟아지는 등 배송 상태가 불량했다는 내용이었으나, 업주는 음료가 랩으로 밀봉된 상태였고 배달기사도 전달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확인했다며 허위 민원을 의심했다고 한다.

경찰이 방문해 음식을 돌려달라고 하자 주문자인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 2명은 약 40%가량 먹은 빵과 음료를 가져왔고, 이들은 “취소된 음식은 먹어도 된다” “배고파서 먹었다”는 취지로 말하다가 상황이 불리해지자 “한 번만 봐달라”며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주는 음식값과 배달료, 수수료까지 떠안을 뻔했다고 주장하며 사기죄 등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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