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자 기증으로 자녀 100명 넘은 男, 재산이 무려..

2025.12.25 06:20  

[파이낸셜뉴스]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글로벌 정자 부족’ 해소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두로프는 지난해 7월 텔레그램을 통해 올린 글에서 자신이 2010년경부터 정자 기증을 시작했고, 자신의 정자를 기증받아 현재는 최소 12개국에 100명이 넘는 자녀가 있다고 밝혔다.

두로프는 공식적으로 세 명의 여성 사이에서 6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외에도 정자 기증을 통해 수많은 생물학적 자녀를 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지난해 6월 프랑스 주간지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생물학적 자녀들에게 유산을 동등하게 상속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0월에도 미국 과학자 렉스 프리드먼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나와 DNA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규명할 수 있다면 아마도 30년 후 내가 세상을 떠난 뒤 유산의 일부를 받을 자격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생물학적 자녀들이 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자신의 DNA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미 수년 전 정자 기증을 중단했지만, 여전히 모스크바의 한 난임병원에는 그의 냉동 정자가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로프의 정자를 받기 원하는 여성은 미혼으로 만 37세 이하여야 한다. 이 난임 클리닉은 두로프의 정자를 소개하며 "유전적 질환 가능성을 제외한 선별된 배아를 제공한다"고 강조하고, 체외수정 비용까지 부담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가족에게는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두로프는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파트너들에게 양육비를 지원하지 않고, 3살 아들을 학대했다는 혐의로 형사 고소를 당한 바 있다.

한편 두로프가 정자 기증을 통해 태어난 자신의 ‘생물학적 자녀’들에게도 상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뒤, 자신이 두로프의 자녀라 주장하는 이들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에 따르면 두로프의 재산은 텔레그램의 가치에 기반한 170억달러(약 25조원)로 추산된다.

두로프는 1984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2006년 페이스북과 유사한 앱인 VK를 창업하며 '러시아의 마크 저커버그'로 불렸고, 2013년 텔레그램을 세웠다. 현재 텔레그램은 월간 이용자 10억 명을 넘고 연간 5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