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까운 남자가 저를..." 여성 20%가 경험하는 것

2025.12.01 14:00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지난 1년간 교제폭력 피해 경험(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공)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살면서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한 여성 5명 중 1명은 배우자나 연인·소개팅 대상자로부터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수치는 3년 사이 약 3%포인트(p) 증가했다. 사적 관계에서 신체·성적·정서적 폭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보호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25년 세계 여성폭력 추방주간'을 맞아 발표한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의 실태와 대응 과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신체적 폭력·성적 폭력·정서적 폭력·경제적 폭력·통제 피해를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9.2%로 2021년(16.1%)보다 3.1%p 증가했다.

이번 분석은 성평등가족부에서 실시한 2021년과 2024년 여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지난해 조사는 만 19세 이상 7027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친밀한 파트너' 범주에는 △당시 배우자(사실혼 포함) △피해 이전 헤어진 배우자(사실혼 포함) △피해 당시 사귀고 있던 사람 △과거 사귀었으나 피해 시점에서는 헤어졌던 사람 △소개팅 또는 맞선으로 만난 사람을 포함했다.

지난 1년간 친밀한 파트너에 의한 폭력 피해는 중장년층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신체적·성적 폭력 피해 경험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40대(4.5%)였으며 50대(4.4%), 60대 (4.0%) 순서로 높게 나타났다.

전·현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교제폭력 피해도 증가했다. 평생 교제폭력 피해율은 2024년 6.4%로 2021년 5.0%보다 1.4%p 상승했다. 신체적·성적 폭력(2개 유형) 피해율 역시 3.5%에서 4.6%로 1.1%p 늘었다.

지난 1년간 교제폭력 피해 경험률은 20대 여성에서 가장 높았다. 20대 여성의 교제폭력 피해 경험률은 5개 폭력 유형 모두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김효정 부연구위원은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는 여성의 안전이 사적인 관계 안에서도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교제·동거·비혼 관계 등 다양한 친밀 관계에서 발생하는 젠더폭력 피해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법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국가 차원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및 여성살해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통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범죄 사건의 통계 및 집계 시 피해자와 가해자의 성별, 연령, 관계를 필수 항목으로 포함해 통계 시스템과 산출 체계를 개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숙 원장은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이 우리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확산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 대응은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교제, 동거, 비혼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이 현실에 맞게 정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 결과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계간지 '젠더리뷰'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