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 저장성의 한 공항에서 비행기를 처음 탄 승객이 비상구 문을 화장실 문으로 착각해 열었다가 비행이 취소되고 손해배상 책임까지 지게 됐다.
최근 중국 봉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4일 저장성 취저우 공항에서 청도 톈푸 공항으로 향하던 에어차이나 CA2754편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비행기에 처음 탑승한 장모 씨는 이륙 전 비상구 문을 '화장실 문'으로 착각해 열었고, 이로 인해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가 자동으로 작동됐다.
결국 안전 문제로 해당 항공편은 곧바로 취소됐다. 장씨는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조사 결과 장씨는 비행기 좌석에 비치된 안전 수칙 안내문과 영상 교육을 숙지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법정에서 "승무원이 주변에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장씨가 기본적인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을 주요 책임으로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공항 측은 장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장씨가 비상 슬라이드를 오작동 시켜 항공사에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항공편 취소, 항공기 수리, 승객 보상 비용 등 총 손해액 중 70%인 약 1500만원을 장씨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다만 항공사 측도 승무원 배치나 안내부족 등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봤다.
한편 현지 법률 전문가는 "이번 판결은 기내 안전에 대한 책임을 승객과 항공사가 공동으로 져야 한다는 취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기존처럼 모든 책임을 항공사에게만 묻는 방식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