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하다가 심각한 화상 입은 30대 여성, 이 증상 때문이라는데

입력 2025.11.27 04:50수정 2025.11.27 10:02
샤워 하다가 심각한 화상 입은 30대 여성, 이 증상 때문이라는데
뇌전증 진단을 받은 30대 영국인 여성이 샤워 중 발작을 일으켜 전신에 걸친 심각한 화상을 입는 참변을 당했다./사진=더선 캡처

[파이낸셜뉴스] 뇌전증을 앓던 30대 영국인 여성이 샤워 중 발작을 일으켜 심각한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여성은 2년 가까이 휠체어에 의지했으며, 현재도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샤워 중 발작으로 전신 화상…2년간 휠체어 신세

런던 칭포드에 거주하는 애니 페레즈(38)는 2022년 6월 이탈리아 사르데냐로 여행을 갔다. 그는 콘서트 관람을 위해 방문한 숙소에서 샤워를 하던 중 뇌전증 발작으로 쓰러졌다. 이 과정에서 뜨거운 물에 노출되어 전신 화상을 입었다. 페레즈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화장실 문을 잠그지 않았고, 밖으로 새어 나오는 물을 본 친구들이 그를 발견했다. 페레즈는 헬리콥터로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이틀 만에 의식을 회복한 페레즈는 몸의 11%에 해당하는 왼팔과 양쪽 다리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3주간 치료를 받은 후 런던 첼시 웨스트민스터 병원으로 옮겨져 두 달 동안 입원했다. 이 사고의 여파로 페레즈는 약 2년간 휠체어와 보행 보조기, 지팡이 등을 사용해야만 했다. 그는 현재도 신경 손상에 따른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레이저, 물리, 수중 치료를 포함한 장기적인 재활 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뇌전증이란?…일반인보다 사망률 2배 높아

뇌전증은 대표적인 만성 신경계 질환으로, 뇌신경 세포의 불규칙한 흥분으로 인해 발작이 발생하는 병이다. 증상이 매우 다양하여 하나로 특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신을 잃거나 몸이 뻣뻣해지고 떨리는 증상, 고개를 떨어뜨리거나 갑자기 쓰러지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실제 뇌전증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인에 비해 약 2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나, 발작으로 인한 외상이나 심혈관 및 호흡기 계통의 이상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흥분하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져 부정맥, 심실세동, 심장무수축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것이 돌연사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발작 발생 시 대처법과 치료 방법은

뇌전증 발작이 일어나면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주변의 날카롭거나 위험한 물건을 즉시 치워야 한다. 발작 중 구토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구토물이 기도로 넘어가 흡인성 폐렴을 일으키지 않도록 환자의 고개를 옆으로 돌려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발작은 통상 1~2분간 지속되지만, 이후에도 의식이 회복되지 않으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뇌전증의 주된 치료법은 약물 치료다. 뇌의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을 감소시키거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키는 항경련제가 주로 사용되며, 꾸준한 복용이 필수적이다. 약물에 저항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수술적 방법으로는 발작 관련 병변을 제거하는 개두술이나 발작의 전파를 차단하는 뇌량절제술 등이 있다. 시술은 전기 자극으로 비정상적인 신경세포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시술이나 수술 후에도 약물 복용과 생활 습관 관리는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