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과식이 심장마비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실제 해외 먹방 유튜버가 폭식 후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으며, 전문가들은 특히 만성질환자의 경우 위험성이 더욱 크다고 지적한다. 특히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가진 이들에게 과식은 심장에 큰 무리를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잇따른 '먹방 유튜버' 사망 사례
실제로 지난해 7월 필리핀의 한 먹방 유튜버는 폭식 영상을 게시한 다음 날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 엘살바도르의 유명 먹방 방송인 역시 37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심장마비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의 심장 전문의 아메야 쿨카르니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 단 한 번의 과식이 심장마비를 유발할 확률은 낮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미 위험 요소를 보유한 사람의 경우 과식이 심장에 스트레스를 가해 발작을 촉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식과 심장마비의 관련성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 2000년 미국심장협회(AHA)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한 연구 결과,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식사'를 한 후 2시간 내 심장마비 위험이 최대 4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2005년 17개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에서도 과격한 운동, 과식, 감정적 스트레스는 심장마비 직전 공통적으로 보고되는 유발 요인으로 지목됐다.
과식이 심장에 부담 주는 원리는
전문가들은 과식이 소화 과정에서 심장에 무리를 준다고 설명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심장 전문의 스티브 코페키는 "지방, 칼로리, 가공 탄수화물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혈류가 소화기관으로 집중되면서 혈관이 수축하고 심박수와 혈압이 오른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동맥 내 콜레스테롤 플라크가 터져 혈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기름진 음식 자체가 혈액 응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코페키는 "여러 위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수 시간 내에 심장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식 이후 심장마비가 의심될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가슴 중앙이나 왼쪽에 몇 분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통증 및 압박감 ▲팔·턱·목·등·명치 위쪽으로 퍼지는 통증 ▲평소와 다른 호흡 곤란 ▲어지러움, 식은땀, 심한 무기력감 ▲메스꺼움 및 구토 ▲빠르거나 불규칙한 맥박 등이 있다.
위험 줄이는 식사법은
전문가들은 스스로 과식을 통제하기 힘들다면 식사 방식을 조절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접시의 반은 채소나 과일 같은 신선 식품으로, 나머지 반은 단백질과 탄수화물로 채우는 것이 좋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