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낙태 경험한 여성이 낳은 아이는..." 황당한 공익 포스터 논란

2025.01.14 15:06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병원이 ‘낙태를 한 여성은 반항적인 아이들을 낳는다’는 포스터를 게재해 논란이 됐다.

13일(현지시각)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광둥성 허위안에 있는 허위안 유하오 병원은 환자 대기실에 낙태 반대 홍보 공익 포스터를 부착했다.

낙태와 유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포스터에는 ‘낙태는 남성의 대를 끊고 남성 가족의 활력을 해친다’, ‘낙태를 경험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반항적이고, 화를 잘 내고, 부모에게 무례하고, 저체중이고, IQ가 낮고, 건강이 좋지 않다" 등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해당 전시에서는 ‘성격 나쁜 아이’를 여자아이로, ‘착한 아이’를 남자아이로 묘사하는 이미지를 사용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이 포스터를 촬영해 SNS에 올리며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어쩌다 공익사업이 봉건적 미신을 선전하는 것으로 변질됐나?" "청나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다" "낙태는 분명히 여성의 몸에 해를 끼치는데 남성과 가족에게 해를 끼치는 것으로 왜곡됐다" "아들에 대한 뿌리 깊은 선호 때문인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내며 분노했다.

논란이 일자 병원 측은 해당 전시는 외부 공익 캠페인의 일환이었으며 이미 포스터는 제거됐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우리가 주도한 것이 아닌, 외부 기관인 지역 위생건강위원회가 한 일”이라며 “우리 병원은 이 캠페인을 추진 및 검토하지 않았고 전시만 허용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중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약 900만건의 낙태가 이뤄졌는데, 이는 같은 해 총 출생아 수 902만명과 비슷한 수치다. 낙태 건수의 50% 이상은 15~24세의 미혼 여성이었으며 반복적 낙태율은 55%를 넘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