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피의 게임3'가 오는 20일, 10회 공개를 앞두고 있다. 총 14부작으로 제작된 '피의 게임3'는 서바이벌 레전드들이 펼치는 서바이벌 올스타전으로, 생존 지능 최강자들의 극한 생존 게임을 그리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 시즌2가 저택 외부와 저택 내부, 그리고 지하감옥이라는 시스템으로 진행됐다면 이번 시즌3는 낙원, 저택, 잔해, 감옥이라는 네 가지의 체제 속에서 이야기를 펼치면서 더 다양하고 잔인한 불공정의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어 많은 마니아 시청자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9회까지 18명의 플레이어 중 김영광, 김경란, 시윤, 빠니보틀, 임현서가 탈락한 가운데, '피의 게임3'는 낙원, 저택, 잔해팀이 서로 뒤엉켜 배신과 불신 속 피 튀기는 두뇌싸움을 펼치고 있다. 특히 장동민을 필두로 한 잔해팀이 다수의 인원으로 압도적인 게임 능력을 펼쳐보이고 있는 가운데 과연 남은 회차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는 현정완 PD, 김경란, 이지나, 시윤이 취재진을 만나 '피의 게임3'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이 풀어내는 '피의 게임3'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김경란과 시윤은 탈락 후 시청자의 입장에서 남은 회차들을 보고 있을 듯한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김경란) 제가 7회에서 죽는데 7회를 1분씩 끊어보고 있다. 켜고 보다가 못 보겠다 싶어서 끄게 되더라. 이 인터뷰에도 저는 이미 탈락을 했기 때문에 후련한 마음으로 왔다. 사실 현장에서는 저택 안에 갇혀 있고 바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던 상황이었는데, 방송을 통해 보니깐 상상했던 이상의 일들이 벌어졌더라. 또 나와 함께 있었던 친구들이 겉과 속이 이렇게 다른지 몰랐고, 뒤에서는 저런 생각과 얘기를 하고 있었구나 싶더라. 이걸 통해서 사람에 대해 모든 걸 아는 것보다 어쩌면 내가 믿는 것만 보고 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인간과 인생을 배운 것 같다. 전에는 '사람은 왜 듣고 싶은 대로만 듣고 보고 싶은 대로만 볼까?' 했는데 이게 오히려 인간 개개인을 위해서 나은 것일 수 있겠다 싶었다.
▶(이지나) 너무 공감한다.(웃음)
▶(시윤) 저는 아름답게만 있다가 아름답게 떨어졌다. 제가 경험한 건 정치 혹은 배신과는 떨어진 경험이었다. 그래서 방송을 보면서 저는 엄청 충격이었다.
-방송을 보면서 현장과는 또 어떤 다른 느낌을 받았나.
▶(시윤) 저는 8회에서 탈락했는데 손에 땀을 쥐면서 여전히 현장감을 느끼면서 봤다. 보는 내내 심박수를 체크하면서 봤는데 심박수가 120에서 떨어지지 않더라. 그리고 (제가 탈락한 후 회차인) 9회를 봤는데 감정이입이 그때만큼은 심하지 않더라. 9회는 시청자 입장에서 보고 있는데 되게 재밌게 보고 있다.
▶(김경란) 사실 저는 저택 팀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걔들과 게임을 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 마음고생은 열배 백배 있었지만 성향이 다른 플레이어들과 운명 공동체처럼 가야 한다는 것 자체가 안 맞는 부모님과 천륜으로 엮어가는 것처럼 쉽지 않았다. 사실 이게 저택 팀만 그랬나 싶었는데 빠니보틀도 그렇고 유리사도 그렇고 다들 자기 팀이 너무 힘들고 싫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게 어디서나 그랬구나 싶었다.
-특히 저택이 낙원, 잔해와 비교해 많이 힘들었던 상황이었던 건가.
▶(이지나) 방송 후에 허성범 씨를 봤는데 저택이었으면 알아서 퇴소했을 것 같다고 하더라. 잔해가 천국이었다고 하더라.(웃음)
▶(김경란) 며칠이 지나도 혼잣말을 계속했던 게 '그때 잔해로 갔어야 했어'였다. 유일하게 후회되는 게 저택에 남지 않고 잔해로 갔어야 한다는 거였다.
-'피의 게임3'는 배신과 음모, 그리고 정치 싸움으로 많은 플레이어를 피 말리게 하는데, 실제는 어땠나.
▶(시윤) 저 같은 경우에는 (주)언규 형으로 인해서 희생을 알게 됐다. 만약 누군가 내 등에 칼을 꽂는 상황이었다면 악한 생각이 커져서 그런 생각으로 플레이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김경란) 맞다. 어떤 주어진 상황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는 게 재밌는 것 같다. 저는 중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성향인데, 저택 팀에서 나를 어떻게든 없애려고 하는 상황 속에서 플레이를 하는 게 힘들었다. 저택에서 저는 자체 암발병률이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저택 팀원들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내 주장을 할 때도 과연 저들과 말이 될까 싶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지나가 고마웠던 게 어떻게든 말이 통하는 거였다. 저는 만약 (장)동민이랑 있었으면 플레이를 진짜 신나게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지나) 비슷한 맥락에서 아쉬웠던 게 저희가 게임에 집중하는 시간보다 정치 싸움을 하는 시간이 컸다. 이게 너무 소모적이고 게임의 결과도 안 좋고 갈등만 생기고 불신만 생기더라. 다른 팀을 만났을 때 팀워크가 나오지도 않았다.
▶(김경란) 강자를 없애야 한다는 명제가 너무 컸다. 팀 개념이 필요한 상황에서 와해를 만든 게 '강자를 없애야 한다'라는 생각이었다고 본다.
▶(시윤) 정말 '피의 게임3'에서 재밌는 요소는 거기서 다 나왔다. 그 피크가 3회였다고 생각한다.
-그런 잔혹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는 '피의 게임3'에는 왜 출연하게 된 건가.
▶(김경란) 이제는 서바이벌을 보는 시청자들의 수준도 높아지고 세상이 달라졌다. 재밌어하면서 사람들이 붙이는 별명이더라도 필히 악플은 달릴 것이고 필히 속상한 얘기도 많이 달릴 것인데 '괜찮다, 안 당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일단 여기서는 어떤 캐릭터로 임하겠다고 생각하더라도, 결국에는 여기서 자기의 모든 것이 다 보인다고 생각한다. 궁지의 상황에 놓이면 사람은 생존본능이라는 게 있고 그때 내가 다 투영돼서 보인다고 생각한다. 이번 '피의 게임3'를 보면서도 제작진이 일부러 어떤 스토리를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개개인이 알아서 자기들 스토리를 만들어서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지나) 누구나 추악하거나 창피한 모습, 쪽팔린 순간이 있을 수도 있는데 사회생활을 할 때는 가면도 쓰고 절제도 한다. 하지만 진짜 생존이라는 게 눈앞에 있을 때는 밑바닥의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저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던 나의 단점이 되게 극대화돼 프로그램에서 나타나더라.
<【N인터뷰】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