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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의 30년…"돌아보면 무의미한 게 없었죠, 계속 도전할래요" ③

2023.06.05 06:11  
배우 엄정화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엄정화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정말 다시 제 전성기가 왔나요? 너무 행복한데, 믿기지 않아요"라며 엄정화가 웃었다. 다시 엄정화의 시대다.

1993년 데뷔한 엄정화는 가수와 배우 사이의 장벽을 깨고 30년간 대중의 곁에서 연기와 노래를 들려줬다. 두 분야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며 사랑받은 그는 안주하지 않고 늘 도전해왔다. 파격적인 무대를 꾸몄고 새로운 콘셉트에 도전했으며, 믿고 보는 연기력으로 다양한 장르 속 인물로 분했다. 나이나 결혼 등 대중 연예인에게 주어진 편견 어린 시선, 갑상선암으로 다시 노래를 부르지 못할 뻔했던 위기를 넘어 엄정화는 다시 대중 앞에 섰다.

그는 지난 4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연출 김대진)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열연했다. 집안일에 파묻혀 살던 차정숙이 늦은 나이에 다시 꿈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 남편의 불륜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지만, 좌절한 가운데에서도 차정숙은 오롯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 엄정화는 스스로 차정숙이 되는 것은 물론, 보는 사람들도 차정숙을 응원하길 바랐다. 더불어, 차정숙처럼 늦은 나이에 좌절하지 말고 무엇이든 도전하는 용기를 갖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연기했다.

동시기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그는 김완선 이효리 등과 함께 무대에 선다. 예전 추억을 재소환하는 것뿐만 아니라, 요즘 세대에게 더욱 새로운 분위기로 다가서는 가수 엄정화다.

배우이자 가수 엄정화로 사는 요즘 그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때로는 차정숙으로 불리고, 자신을 모르는 어린 친구들에게 엄정화로 불리는 게 신기하단다. 차정숙을 통해 스스로 찾는 행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N인터뷰】②에 이어>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어떤가.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런 시간들을 지나 좋은 날도 만났는데.

▶진짜 오래 하기는 했다. 진짜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다. 1년이 휙 지나가버린다. '엔딩 크레딧' 앨범을 만들 때 '내가 이걸 하는 게 의미가 있나? 나 혼자 좋자고 만드는 건가' 하는 감정이 든 적도 있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계속 시도를 했던 게 너무 잘한 것 같다. 아무 의미가 없나 싶은 것도 지나고 보면 의미가 없는 게 없었다. 계속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뭔가.

▶그게 정말 감사드리는 부분이다. 너무 어려운 일이기는 하다. 제게 주어지는 것을 보면 너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시도하는 걸 두려워 하지 않았다는 것이랄까, 지금 생각하면 참 잘한 것 같다. 장르적인 도전이나 한정적인 부분만 하고, 시도하는 걸 두려워했다면 오래 하지 못했을 것 같다. 로코만 하지 않도 스릴러나 다른 장르도 갈망했기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다.

-다음에는 무엇을 도전하고 싶나, 의학드라마도 해보고 싶다고.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고 싶다. 차정숙의 의사로서의 모습은 전문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다른 분위기의 의학드라마도 깊게 이야기해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의학드라마가 아니더라도 뭐든지 시도해보고 싶다.

-엄정화의 도전이 있었기에 지금 활동하는 후배들은 가수, 배우를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후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어떤 경우든 앞서 도전한 선배가 있으면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가볼까' 생각할 수 있다. 내가 그 사람이 될 수 없지만 엄청나게 힘이 되는 건 맞다. 그런 면에서 내가 활동할 때는 배우를 한다가 잠깐 앨범을 내는 경우는 있지만 배우, 가수를 동시에 활동하는 사람도 없었고 쉽지도 않았다. 그런 면에서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길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후배들을 보면서 좋은 자극을 받을 때는 언제인가.

▶멋진 모습을 볼 때다. 연기, 무대에서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는게 스스로에게 괴로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게 또 뭔가 열리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나는 왜 이렇게 못했지? 하면서 여러 방법을 알게 된다. 자극을 받는 건 나쁜 건 아닌 것 같다.

-김완선, 이효리 등 동료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 '차정숙'은 모니터해주나.

▶우리가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한다. 예전에는 이랬지, 요즘에는 뭘 좋아하나, 예전 연애 이야기도 하고. (웃음) 지금 느끼는 인생관에 대해서도 즐겁게 대화를 나눈다. '차정숙' 첫방송은 같이 봤다. 그날 '유랑단' 무대가 있어서 숙소에서 같이 봤다. 첫방송인데다가 같이 보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 다들 너무 재미있다고 해줬다.

-오랜 시간 정상을 유지하는 것은 어떤가.

▶이번 작품이 방송되기 전에는 엄청 쫄았다. 어떤 반응이 올까,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인데 존재감도 없이 시작했다가 끝나면 어떻게 하나 싶었다. 그러다가 '내가 왜 이렇게까지 괴로워하지?' 라면서 스스로 볶았다고 해야 할까. 그랬다. 많은 분들이 열심히 해주셨고, 또 어린 배우들은 '이 작품 나오고 나면 오디션 볼 때 더 좋겠죠?'라고 하는데, (부담감이) 한번에 몰려오더라. 드라마가 잘 돼서 모든 배우들이 다 조명을 받고 있어서 너무 좋다.

-다음 도전을 위해 준비하는 것은 무엇인가.

▶딱히 없는데 일단 운동을 열심히 할 생각이다. 쉬는 시간에 근육을 다듬으려고 한다. 이렇게 말을 해야 내가 열심히 하지 않을까. (웃음) 그리고 다음 앨범을 준비 중이다. 2년 전부터 준비해왔고 이제 곡을 추려서 기획을 할 단계다.

-'유퀴즈'에 나가 유재석과 만났는데.

▶'유퀴즈'에 진짜 나가고 싶었다. 뭔가 잘 돼서 나가고 싶더라. 내가 너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고 초대되는 분도 화제의 중심에 있는 분들, 사람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분들이 나오니까 나도 그러고 싶었다. 이번에 꿈을 이뤘다.

-이번 작품으로 상을 받는다든지 바라는 점이 있나.

▶상 욕심보다 이 사랑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다.

-차정숙에게 하고 싶은 말은.

▶차정숙의 앞날을 응원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성장하기를 바란다. 정숙아, 일단은 축하하고 꿈을 찾아서 살았던 너에게 박수를 보내며 지금을 즐겨라!

-다시 엄정화의 전성기다.

▶다시 내 전성기인가? (웃음) 그런 말이 너무 행복한데 믿기지 않는다.

-'닥터 차정숙'이 남긴 것은 무엇인가.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주고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드린 것 같다. 다시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작은 것이어도 새롭게 시작하는 것, 다른 시야가 열리는 것의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뭔가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받길 바란다.

-차정숙이 오롯이 자신을 위해 행복해지는 걸 응원한다고 했는데, 본인 역시 그런 길을 찾고 있나.

▶저는 그렇게 살아온 것 같다. 다른 것에서 저의 행복을 충족하기보다 (일을) 하면서 더 즐거웠던 것 같다.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음이 행복하다.
스스로에게 좋은 것들이 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그런 것들을 누리면서 지내고 싶다. 여행도 가고 서핑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강아지와 산책하고, 그런 순간들이 너무 행복하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