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이연희는 2001년 뮤직비디오 출연을 통해 연예계에 발을 내디뎌 20년 넘게 활동했다. 그는 사람을 대하는 것, 연기를 하는 것이 다 서툴었던 신인시절에는 '연예인이 나와 맞지 않는다'라는 생각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롯이 한 인물이 되어 무대 위에서 모든 걸 다 쏟아내는 연극을 경험하며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연기의 재미 그리고 배우로서 보람을 느낀 그는 자신과 같은,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 꼭 있을 법한 인물들을 연기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연기하고 있다고 했다.
공감과 위로를 주고 싶다는 생각에 선택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레이스'(극본 김루리/연출 이동윤)에서 이연희는 스펙은 없지만 열정 하나로 대기업에 입사하게 된 박윤조를 연기했다. 다사다난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속 이연희는 박윤조가 겪는 설움과 기쁨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며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첫 오피스드라마를 통해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와 인물을 연기한 이연희. 한층 더 편안하고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만난 그는 앞으로도 배우로서 더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나고 싶다고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앞으로 '레이스' 전개에서 오피스드라마의 매력이 어떻게 보이는지.
▶회가 거듭될수록 윤조로 시작해서 재민이, 송팀장님 등 각자의 캐릭터가 더 잘 설명될 것이다. 직장 내에서는 위치에 따라 고충이 있더라.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직장 내에서 겪는 힘듦을 공감하고 위로하는 내용이 나올 것 같다.
-이연희도 위로받은 순간이 있다면.
▶어릴 때는 누가 무슨 말을 해줘도 그냥 하시는 말씀이겠지 싶었는데 요즘은 그게 힘이 된다. 작품이 끝나고 문소리 선배가 안아주면서 '윤조 고생 많았다'라고 해주셨는데 그 말이 위로가 되더라. 배우들이 서로 존중하고 호흡하면서 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된 것 같다.
-연예인 직업은 어떤가. 특별한 직업인데.
▶비연예인 분들이 보시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일 것 같다. 일에 대한 생각, 관계에서 오는 힘든 것들, 스트레스 등이 있는데 이걸 표현하는 드라마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연예인 생활이 잘 맞는 편인가.
▶생각해보면 안 맞았던 것 같기도 하다. 어릴 때는 오히려 누구 앞에서 춤추거나 저를 보여주고 장기자랑에 나가는 것도 좋아했다. 그런데 이 일을 하게 되면서 주목을 받는 게 겁이 날 때가 있어서 부담도 느꼈다. 그래서 나는 이 직업에 맞게 태어난 사람은 아닌 것 같고 노력한 편인 것 같다. (웃음)
-데뷔한지 20년이 됐는데.
▶어느 때는 정말 정신없이 달려왔던 것 같다. 그런 경험이 저를 만들어준 거다. 저를 바라볼 때 이 달란트(재능)가 맞나? 싶을 때도 있었다. 일에 치여서 해왔는데, 최근 4년~5년은 이게 나의 직업이고, 이런 재미가 있구나 싶은 생각이다. 이 일이 나에게 맞다고 느낀 건 불과 몇년 안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연극을 하면서 그 기점에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쉼없이 달려오면서 내가 잘하는 게 맞나, 이게 나와 맞나 생각하다가, 연극을 하면서 다시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연기하는 것의 즐거움을 다시 찾은 것 같다 .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작품을 선택할 때 제가 이해하고 공감하는 부분을 연기로 잘 소화해내고 싶다. '믿보배'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결혼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그런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저 혼자만의 고민을 누군가 함께 해주고 나누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거 같다. 든든한 지원자, 조력자가 있다 보니까 한결 더 편하게 내려놓고 열심히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비연예인이어서 조금 더 시야가 넓어졌을 것 같다.
▶그렇다. 내가 연기생활만 해서 그 외적인 세상은 잘 모를 때가 있다. (남편이) 제가 잘 모르는 부분에 있어서 너무 잘 알고 싶고 잘 가르쳐준다. 도움이 많이 된다.
-악역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의외다.
▶내가 표현하는 악역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 되게 착해보이는 사람이 서늘해지고 이중적인 면이 있으면 반전이지 않나. 다르게 표현해보고 싶다. 내가 악역을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그런 대본이 찾아오는 건 아니더라. 하다 보면 언젠가는 하지 않을까. 지금은 현실성이 많이 느껴지는 작품을 하고 싶다. 미세한 감정을 표현하는 작품이 좋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